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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입은’ 오거돈표 시민공론화…100일만에 수면 아래로

기사승인 2018.10.11  15: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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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T공론화 ‘공사재개’ 결론 두고 비판적인 목소리 나와
부산시, 여론 부담에 BRT 이외 시민공론화 거둬들여
공사 중단 등 출혈 감수에도 대부분 사업 당초대로 추진

 
   
▲ 오거돈 부산시장 모습.

오거돈 부산시장이 취임 100일을 맞이한 가운데 야심차게 쏘아올린 시민공론화가 결국 상처만 입은 채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오 시장은 취임과 더불어 중앙버스차로제(BRT) 사업, 오페라하우스 건립공사 등 사회적 갈등을 빚는 현안에 대해 시민공감대 형성 부족을 이유로 진행중인 사업들을 잠정 중단시키고 시민공론화위원회를 통해 재추진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방침을 정했다.

하지만 해당 사업들이 결국 돌고 돌아 당초 사업 방향과 똑같은 재추진으로 결론이 나거나 가닥이 잡히면서 시민단체간 갈등 증폭과 시간 허비에 따른 손실만 발생시킨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또 부산시가 당초 입장과는 달리 BRT를 제외한 대부분의 갈등을 지닌 대형 현안에 대해 시민공론화를 철회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우선 부산판 숙의민주주의의 신호탄이 된 부산시의 BRT 시민공론화는 결국 ‘사업 재개’로 결론이 났다.

BRT공론화위원회가 지난달 초 258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공사재개 여론은 공사중단보다 210명(8.2%p) 더 앞섰다. 학습·숙의 과정을 거친 141명의 시민참여단 투표 결과도 ‘공사재개’가 31명 더 많았다.

이처럼 공사재개에 241명이 더 찬성하면서 결국 BRT 공사는 재개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공론화위원회 최종 결론에 회의적인 시각도 나오고 있다.
이관수 서면지하상가 서면몰상인회장은 “서면지하상가 상인회가 부산시에 제출한 BRT사업 재추진 반대 서명에 동참한 시민만 3천명이다”며 “시민공론화위원회가 3백명도 채 되지 않은 시민의 보다 많은 찬성을 토대로 ‘공사 재개’로 결론을 낸 것을 합리적으로 볼 수 있냐”며 결론 도출의 근거와 대표성을 지적했다.

서면·부전지하상가 상인회는 현재 공론화 결론에 반대하는 집회 개최 여부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한 시민은 “BRT공론화위원회의 홈페이지도 하나 없었고 찬반 양측 주장이 담긴 자료의 게시도 없이 시민공론화를 했다고 할수 있냐”며 반문했다.

BRT 사업이 공론화 때문에 돌고 돌아 결국 사업재개로 결정되면서 시간 허비에 따른 손실만 발생시켰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공론화로 인해 3개월 가량 공사이 중단돼 시민 불편이 야기됐으며 BRT 공사도 기간이 촉박해 서둘러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또 이로 인해 인건비 등 공사비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시민공론화 과정을 위해 1억 7000만원에 시민의 혈세가 투입됐다.

BRT 공론화에 앞서서는 부산시의 각종 현안에 대한 부산시의 시민공론화 방침이 민감한 현안 사업에 대한 정책 결정을 공론화를 통해 시민에게 떠넘기는 것 아니냐는 여론에 뭇매를 맞기도 했다.

이에 부산시는 BRT시민공론화 이후 북항오페라하우스, 기장 해수담수화 사업 등과 관련해서는 당초 입장과는 달리 시민공론화 방침을 철회하고 오 시장의 정책적 판단을 통한 결정으로 선회했다.

북항 오페라하우스 건립 공사 재개 여부와 관련해서도 최근 부산시가 공사 재개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져 이 사업은 공론화도 거치지 않은 채 시간만 허비하고 당초대로 재추진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공론화를 통한 정책 결정과 관련해 부정적인 여론이 부담으로 작용한 데다 진행중인 사업의 여건과 상황을 꼼꼼히 따지지 않고 중단시킨 탓에 공론화에 필요한 시간이 촉박한 점도 부산시의 공론화 포기에 배경이 되고 있다.

해수담수화 시설 가동에 관한 문제도 시민공론화 대신 시민들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영해 일부 운영하는 방안이 유력한 상황이다.

이처럼 오 시장 취임과 더불어 시민소통 행정의 상징으로 내세운 부산시의 시민공론화가 BRT 이외에는 공론화 입장이 철회되거나 변질되면서 부산시가 애초부터 섣부르게 공론화를 밀어부쳤다는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또 시민의 참뜻을 반영하기 위해 적지 않은 출혈을 감수하면서 출발한 시민공론화와 숙의민주주의가 갈길 바쁜 대형 현안사업들을 줄줄이 중단시키는 등 적지 않은 출혈을 감수했지만 결론이 공론화 이전과 똑같은 방향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결국 도로아미타불과 같은 공(空)론화로 전락한 것 아니냐는 비판적인 시각도 나오고 있다. 김형준 기자 samic8315@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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