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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경제 실정에 맞는 ‘맞춤형 자금공급’에 주력 하겠다”

기사승인 2018.07.11  13:5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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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현진 한국은행 신임 부산본부장은 부산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해 자금을 배분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청희 기자
차현진 신임 한국은행 부산본부장
 
한은, 지역대출 비중 1%…레버리지 효과 낼 것
증권사 애널리스트 보다 지역경제를 잘 알아야

 
차현진 한국은행 금융결제국장(56)이 지난달 25일자로 한국은행 부산본부장으로 부임했다. 차 본부장은 한국은행의 핵심부서인 조사국, 통화정책국 등을 두루 거친 금융경제 전문가다. 또한 ‘애고니스트의 중앙 은행론’, ‘숫자 없는 경제학’, ‘금융 오디세이’, ‘중앙은행 별곡’ 등 왕성한 저술활동과 기고 등으로 언론과 학계에 잘 알려진 프로급 저술가이기도 하다. 특히 '경제 거물' 강만수 전 산업은행장을 정면 비판한 ‘숫자 없는 경제학’은 화제를 모았다. 1985년 한은에 입행한 차 본부장은 미주개발은행 파견 등 세 차례 해외 근무 경험을 빼고 서울 사대문 밖 근무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5일 차 본부장을 만나 취임 소감과 앞으로의 계획, 부산경제에 대한 시각 등을 물어봤다.
 
- 경제전문가로서 하반기 한국 경제를 거시경제 관점에서 어떻게 바라보는지 궁금하다.
▲7월 12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열려 하반기 경제전망을 낼 예정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진단해본다면 지난해의 경우 탄핵이나 트럼프 행정부 집권 등으로 불확실성이 많았지만 3.1% 성장을 하며 선전했다. 그래서 올해도 희망적인 생각으로 3.0% 정도의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남북정상회담 등으로 환경이 바뀌면서 전반적으로 경제가 좋아질 것으로 보고 있고 외국 기관에서도 한국경제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근래에 들어 G2가 무역전쟁을 하고 있고 부동산 경기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하락하고 있어 그늘이 드리워지고 있다. 수출이 넉 달째 사상최고치를 갱신하고 있고 외환보유고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지만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분위기는 우려되는 부분이다. 가장 중요하게 살펴보고 있는 것은 한미금리격차 때문에 외화가 빠져나갈 우려다. 또 환율도 조금씩 상승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를 볼 때 연초에 목표했던 3.0% 성장이 지켜질까 하는 우려가 있다. 이런 것들이 12일에 발표하는 금통위 경제전망의 관전 포인트라고 할 수 있겠다.
 
- 한국경제가 만만치 않다고 하지만 부산은 체감경기가 더 나쁜 것 같다. 부산에 대해 경제전망을 한다면.
▲부산에 온지 일주일 밖에 되지 않아 감히 이야기하기가 쉽지 않다. 부산은 우리나라 GDP(국내총생산)의 5%를 차지하는 중요한 지역이다. 제조업 20%, 서비스업 70%, 건설업 및 기타 10% 비중으로 서비스업 비중이 높은 특수한 경제구조다. 또한 조선과 해운 분야의 경우 창원이나 거제 등에서 조선기자재업으로 인한 후방효과가 나타나는 지역이다. 최근 부산의 건설수주가 조금 회복되면서 (경제가) 나아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후방효과가 늦게 나타나면서 경제 회복속도가 타 지역보다 늦은 것 같다.
 
-한국은행 부산본부의 중점 역할은 무엇인가.
▲한국은행 부산본부장으로서 부산지역의 경제가 좋아지게 하기 위해서 본부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있다. 부산지역에 금융기관 대출이 총 100조가 조금 넘는다. 한국은행은 그 중 약 1%인 9600억 원을 책임지고 있다. 시중은행과 비교가 되지 않는 규모지만 1%의 레버리지를 이용해 최대한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선택과 집중을 잘 해 나갈 생각이다.
 
-부산은 세계적인 금융중심지를 목표로 하고 있다. 부산이 금융중심지가 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하다고 보나.
▲금융중심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자금력, 통신, 교통, 교육 등이 맞물려 시너지를 낼 수 있어야 한다. 단순히 돈이 많은 곳을 금융중심지라고 묻는다면 바레인이나 서울의 성북동이 금융중심지가 될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뉴욕이나 싱가포르와 같은 도시를 금융중심지라고 부르는 이유는 교육, 통신, 정보, 법률 서비스 등의 인프라가 잘 갖춰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인프라가 하나가 됐을 때 효과가 나타난다. 그러므로 금융중심지의 가시적 성과는 쉽게 나타나기 힘들다. 하지만 거꾸로 보면 부산은 서울과 달리 항구도시이고 남북경제협력이 시작되면 외국자본이나 물류가 1차적으로 몰릴 지역이다. 부산은 물류중심지고 국제도시로서 명성도 있다. 문현금융단지나 마린시티 등은 외국에 내놔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인프라가 갖춰져 있기 때문에 금융을 강화할 생태계를 함께 육성해 나간다면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문현금융단지에는 아직 이렇다 할 외국금융기관이 자리하고 있지 못하는 등 갈길이 먼 것 같다.
▲금융중심지로 선정된 곳이 부산과 함께 서울도 됐다. 나는 금융도시를 조성할 때 서울시 위원으로 활동했다. 그래서 서울 IFC(International Financial Center)빌딩을 놓고도 같은 고민을 했었다. 서울에서는 그 지역에 음식점이 많아서 IFC의 약자를 우스갯소리로 인터네셔널 푸드 코트의 약자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만큼 금융중심지라고 하는 것이 쉽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노무현 대통령 때도 동북아금융중심을 만들기 위해 KIC(한국투자공사)를 만들었다. KIC도 그렇지만 주요 업무나 기관을 재배치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앞서도 이야기 했지만 한국만이 제공할 수 있는 법률서비스, 통신, 교통, 교육 등의 인프라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좀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 한국은행 부산본부가 해야 할 첫 미션이 중소기업에 자금을 조달해 경제를 활성화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특별한 복안이 있는가.
▲한국은행의 16개 본부가 해야 할 3가지 기능이 있다. 조사연구기능, 화폐수급기능, 경제교육 및 홍보기능이 그것이다. 서민들이나 지역의 기업인에게 가장 와 닿는 부분은 아무래도 화폐수급기능일 것이다. 부산에는 특수한 관습이 있다고 들었다. 결혼식에 가서 부조를 하면 봉투에 1만원이나 2만원을 넣어 차비조로 돌려주는 관습 말이다. 그런 풍습이 있어서 더더군다나 화폐수급기능이 더 중요한 것 같다.(웃음) 물론 국민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물질로서 화폐를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추상으로서의 화폐를 생각한다면 물가를 잘 관리하는 것도 화폐관리를 잘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배급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래서 중소기업에 적정한 자금공급을 하는 것이 한국은행 부산본부의 중요한 역할이다.
 
- 조사연구기능을 잘 하기 위해서는 부산상공회의소 등 타 기관과의 협력도 중요하겠다.
▲물론이다. 한국은행 부산본부에 직원이 70여명인데 절반은 타 시도에서 왔다. 이들이 부산경제에 대해 깊이 알기는 힘들다. 그러므로 시스템과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는 부산은행이나 부산상공회의소의 도움이 절실하다. 김지완 BNK금융그룹 회장과 허용도 부산상공회의소 회장을 만나 앞으로 부산경제에 대해 할 이야기가 있으면 적극적으로 말씀해 해달라고 부탁드렸다. 이들 기관과 잘 협의해서 한국은행의 1% 대출금으로 좋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한국은행 부산본부는 지역경제동향과 통계, 연구 등 다양한 조사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앞으로 부산지역에 어떤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한국은행이 16개 지역본부를 두고 있는 것은 현장감 있는 경제정책과 자금공급 방법을 연구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한다. 부산본부는 다른 15개 본부와는 다른 부산의 특성이 반영된 원칙과 관점으로 돈을 풀려고 한다. 물론 금통위의 룰은 지키겠지만 부산이라는 특수성을 적극 고려해서 대출관행이나 정책을 펼칠 것이다. 지역의 경제조사부는 미시경제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용, 성장, 환율, 국제수지가 아니라 지역에 뿌리를 두고 있는 조선, 해운 등 특정산업의 미세한 움직임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본다. 미국 연방준비은행의 경우 뉴욕에 있는 조직은 주요 산업인 금융업을, 켄자스시티의 조직은 농업을 중점적으로 보고 정책을 펼친다. 미국이 연방국가이기 때문에 더더욱 그러한 특징이 나타나는 것 같다. 우리 본부가 부산금융의 실정에 맞는 원칙과 기준으로 자금을 배분하다보면 부산만의 특징이 나올 것이라 믿는다. 그 특징을 발견해 내는 것이 저의 조사연구팀의 역할이다.
 
- 기획조사팀의 활동이 중요해 질 것 같은데 어떻게 운영할 계획인가.
▲우리나라에서 미시경제에 정통한 곳이 증권사 애널리스트다. 증권사는 지역 조직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지역경제를 누구보다 잘 분석하고 있다. 한국은행이나 부산은행에 몇 백 명이 되는 사람들이 부산경제에 도움이 되기 위해 지역에서 일하고 있지만 이들이 증권사 애널리스트보다 부산의 경제에 대해 모른다면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다. 그래서 미시경제관점에서 부산경제를 분석할 수 있도록 기획조사팀을 운영하려고 한다.
 
- 4차 산업 혁명 중의 하나로 새로운 시스템인 블록체인 기술이 나왔다. 블록체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내일(6일) 한국은행 이름으로 ‘암호자산과 중앙은행’ 보고서가 배포될 것이다. ECB, 프랑스, 캐나다 다음으로 세계 4번째로 한국은행이 가상통화문제에 대해 공식적으로 답하는 것이다. 보고서에서도 답할 것이지만 현 시점에서 암호자산이 화폐를 대체할 가능성은 극히 낮아 보인다. 그래서 가상통화가 아니라 암호자산이라고 불렀다.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은 잠재성이 많지만 적어도 화폐의 기능은 아니라고 본다. 하지만 무역 업무에서는 활용가치가 높다. 무역이나 물류에서 문서를 공유할 수 있도록 문서화(documentation)되고 기술 복제가 불가능하게 됐을 때는 혁명적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본다. 마치 처음 PC가 등장했을 때처럼 말이다. 이미 홍콩에서는 무역금융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 하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부산과 같은 항구도시에서 물류에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된다면 원가를 낮추고 신뢰도를 높이는 획기적인 기능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차 신임 본부장은 1962년 서울 출신으로 숭문고등학교와 서울대 무역학과를 졸업한 후 1985년 한국은행에 입행했다. 한국은행의 조사국 금융산업팀장, 뉴욕사무소 워싱턴주재원, 기획협력국장, 커뮤니케이션국장, 인재개발원장, 금융결제국장 등 주요 부서를 두루 역임했다. 장청희 기자 sweetpea@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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