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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경제협력 기대감… 침체된 부산경제 도약 발판으로"

기사승인 2018.04.10  13:2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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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7일 부산시청 3층 선정실에서 열린 본지 주최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이 '남북정상회담: 부산 경제의 기회와 선택'을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장청희 기자
본지 창간4주년 기념 특집 좌담회 '남북정상회담: 부산의 기회와 선택'

"개성공단 재개… 안전장치 없다면 운영 지속 쉽지 않을 것"
부산성장률 2.25% 전국평균 하회… 해양산업서 돌파구 모색

 
남북관계가 해빙모드에 접어들었다. 4월 마지막 금요일인 27일, 판문점 우리측 평화의집에서 2018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된다. 남북 두 정상은 이날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합의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회담 의제는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으나 비핵화, 평화체제, 관계발전 등이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5월 북미정상회담까지 예정되면서 남북경제협력에 대한 우호적인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남북관계 개선으로 중단됐던 사업이 재개될 경우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등에 관련된 기업들이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부산·양산에는 6개 기업이 개성공단에 진출했었다. 이에 본지는 분야별 최고 전문가들과 함께 남북정상회담으로 이어질 경제협력과 부산경제현황에 대해 논의해보는 좌담회를 마련했다. 지난달 27일 시청 3층 선정실에서 열린 좌담회에서는 △남북정상회담과 남북경제협력 △과거 남북경제협력의 주요내용과 평가 △부산경제의 현황과 주요 이슈 △남북경제협력재개와 부산의 선택 등이 주요 주제로 논의됐다. 좌담회의 사회는 김영재 부산대 경제학부 교수가 맡았으며 송양호 부산시 산업통상국장, 문창섭 삼덕통상㈜ 회장, 최윤찬 부산발전연구원 연구위원, 백승호 한국은행 부산본부 기획조사부장(무순)이 패널로 참석했다.
 

△ 김영재 부산대 경제학부 교수(이하 김 교수) = 오늘은 오는 27일 예정돼 있는 남북정상회담이 부산경제에 어떤 기회를 줄 수 있을지를 주제로 논의해 보겠다. 경제적 기회지만 정치적인 문제와 연관돼 있어 복잡한 주제라고 생각한다. 첫 번째 소주제는 4월에 예정돼 있는 남북정상회담의 경제적 의미가 무엇인지 알아보고자 한다. 먼저 과거 경험이 많은 삼덕통상㈜ 문창섭 회장께 기회를 드리겠다.
 
△ 문창섭 삼덕통상 회장(이하 문 회장) = 남북관계의 정치적 부분과 경제적 부분이 구분돼야 말을 꺼낼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저는 그동안 겪은 경제적 부분을 이야기하겠다. 삼덕통상은 과거 11년 동안 개성공단의 첫 시범단지에서부터 신발공장을 경영했던 경험이 있다. 그래서 남북정상회담을 한다는 소식에 마음이 부풀어 있다. 개성공단이 폐쇄되고 베트남에서 봉제공장을 인수해 공장을 짓고 가동한 지 7~8개월이 돼간다. 하지만 과거 11년 동안 사업을 해본 결과는 '해볼 만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남북, 북미 관계가 원만하게 돼서 경제적 물꼬가 트인다면 다시 개성공단이 재개될 것이라고 본다. 물론 통일도 중요하지만 기업가 입장에서는 경제적 물꼬가 터져서 산업적으로 진전이 이뤄졌으면 좋겠다.
 
△ 송양호 부산시 산업통상국장(이하 송 국장) = 남북정상회담의 경제적 의미에 대해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뭐라고 말하기 어렵다. 이번 정상회담이 경제적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은 문 회장과 같은 생각이다. 하지만 우리 국민들은 앞서 많은 학습을 했다. 정치적 부분에 의한 리스크가 학습이 돼 있기 때문에 과연 이 부분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유엔의 대북제재 속에서 경제적 부분이 해결될 수 있을 것인지, 북한이 정말로 핵을 포기할 수 있을지가 과제다.
 
△ 김 교수 = 송 국장께서 상당히 현실적인 관점에서 이야기해주셨다. 종합적으로 정리해 보면 정체된 한국경제를 바꿀 수 있는 큰 변화 중 하나가 남북협력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한국은행에서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
 
△ 백승호 한국은행 부산본부 기획조사부장(이하 백 부장) = 워낙 정치적으로 변화가 많고 불확실한 측면이 많기 때문에 개성공단이 재개될지 아직은 모르겠다. 개성공단 재개에 대해 기대가 크지만 단기간에 성사되기는 힘들다고 본다. 그렇지만 과거 개성공단에 대해서는 함께 윈-윈하는 게임을 만들었다는데 의의가 있다. 재개해서 안정적으로 갈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투자조치에서도 외국과의 협력 고리를 만든다면 안정적으로 갈 수 있지 않나 생각해본다.
 
△ 송 국장 = 개인적으로 제 친척이 3년 동안 개성공단의 섬유기업에서 공장장을 했다. 흑자까지 만들어 놨는데 마지막에 폐쇄됐을 때를 생각하면 많이 아쉬웠다고 한다. 개성공단을 다시 가동하면 분명히 좋은 장점들이 있다. 지금 중국이 한국경제를 쫓아오는 상황에서 섬유나 신발 분야에서는 개성공단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정치적 리스크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라는 문제가 여전히 남아있다. 정부도 만약에 개성공단을 다시 시작하게 된다면 많은 고민을 하게 될 것이다.
 
△ 김 교수 = 남북정상회담이 이뤄진다고 해도 경제적 협력이 바로 이뤄지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지속적으로 대북압박을 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이런 측면을 문 회장께서는 어떻게 보시는지 궁금하다. 국제적인 대북제재가 이어지고 있고 이것이 해소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시간이 있어야 한다. 미국과 중국의 동의가 필요하기도 하다.
   
▲ 문창섭 삼덕통상(주) 회장
 
△ 문 회장 = 저희들도 바로 재개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다. 현실적으로 봤을 때는 바로 재개되기 힘들다는 부분은 인정한다. 그러나 한국과 북한이 정상회담에서 어디까지 논의를 하느냐에 따라서 해법이 나올 것이라고 본다. 또 미국과 북한의 회담에서 예상외의 경제적 협력이 논의된다면 이것은 걷잡을 수 없을 것이라고 본다. 그 정도가 되면 유엔에서 새로운 논의가 나올 수 있다. 북미 관계만 좋아진다면 유엔의 제재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 김 교수 = 핵심을 말씀하신 것 같다. 과거에는 미국이 예측 가능했는데 트럼프 대통령 이후에는 굉장히 불안정하고 예측이 어려운 것 같다. 지금 일련의 상황들이 그렇게 흘러오고 있지 않나. 방금 문 회장 말씀처럼 미국이 정치적 이슈를 경제적으로 잘 해결한다면 유엔의 제재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송 국장께서는 어떻게 보고 계신지.
 
△ 송 국장 = 결국은 미국의 절대적인 동의가 필요하고 국민들의 이해도 구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가 바뀔 때마다 '그 당시에 그렇게 하지 않았더라면 정치적 지형이 달라졌을 것이다'고 이야기한다. 지금 북미 간의 여러 가지 논의가 이뤄졌을 때 북한이 순수하게 대화에 임한다면 대화가 쉽게 이어질 것이라 생각한다. 과연 국민들이 납득할 수준이 된다면 좋겠지만 지금 국민들은 이전에 학습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을 커버할 것이냐가 정부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 김 교수 = 미국이 경제적 대국으로서 지금까지 중요한 역할을 많이 해왔다. 그래서 우리가 달러를 기축통화로 사용하고 있지 않은가. 그런데 최근 들어 미국이 미국 우선주의를 외치면서 보호 무역주의로 세계경제질서를 교란하니까 이런 문제도 어떻게 될지 예측이 되지 않는 것 같다. 백 부장께서는 어떻게 보고 계신지 궁금하다.
 
△ 백 부장 = 5월 북미회담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이전이라도 핵 동결과 관련된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을 것이다. 예단하기 힘든 상황인데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한 것을 보면 조율이 이뤄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북한에서 볼 때도 좋은 결과가 나오려고 한다면 반대급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경제협력이 먼저 될지 핵 문제가 먼저 될지 우선순위는 모르겠지만 경제협력의 물꼬가 트여야지 문제접근에 수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 김 교수 = 미국, 일본, 중국의 경제대국들이 동의를 한다면 유엔 제재가 쉽게 해결이 될 것이라고 본다. 남북협력이 이뤄진다면 개성공단도 있고 금강산 관광도 재개가 될 것이라고 본다. 최 박사님께서는 에너지 분야 전문가시니까 에너지 분야는 어떨지 설명 부탁드린다.
 
△ 최윤찬 부산발전연구원 연구위원(이하 최 위원) = 에너지 분야라면 여러 가지 분야에서 기회가 있을 것이다. 현실적으로 접근 가능한 분야는 민생용이다. 북한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연탄, 석탄이 부족한 것이다. 그래서 그 부분에 남북합작이 이뤄질 수 있다. 나진 쪽 석탄수송이나 유라시아 철도가 에너지와 관련이 있다. 경제분야에서 개성공단도 중요하지만 에너지 분야라는 큰 그림에서 보면 아젠다가 있다. 그런 부분이 정책 우선순위가 된다면 세부적인 사항을 떠나서 국가 간의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엽적인 것보다는 큰 틀에서 아젠다를 정해 나가는 것이 좋은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 송 국장 = 정부는 9-브릿지 정책 중 전력, 천연가스 개발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천연가스 개발에 우리나라가 참여한다면 러시아는 반드시 참여할 것이다. 전력문제도 다른 쪽으로 이야기할 수 있다. 남북관계의 진전에 따라서 에너지 문제도 달라질 것이다.
 
   
▲ 김영재 부산대 교수
△ 김 교수 = 주제를 진척시켜서 과거에 어떤 협력이 이뤄졌는지 논의를 해보도록 하자. 이미 문 회장께서 많이 언급하셨지만 과거 개성공단에서 활동했던 부산기업 현황이 궁금하고 그동안 운영하는 과정에서의 평가도 궁금하다.
 
△ 문 회장 = 평가는 기업마다 차이가 난다. 전반적으로 먼저 들어간 기업이 시행착오를 많이 겪으면서 어려움이 뒤따랐다. 삼덕통상도 초기에 들어가서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개성공단에 진출한 부산·양산 6개 기업은 결과적으로 다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2016년 개성공단을 폐쇄했을 때의 아쉬움은 굉장히 충격적이었다. 왜냐하면 초기에 시행착오를 겪으며 어느 정도 진전이 있었고 나올 무렵 경영실적이 굉장히 좋았다. '어디 가서 이런 사업을 하겠나' 할 정도였으니까. 국내에는 노동집약산업이 고령화로 생산성에 문제를 겪고 있고 베트남과 중국은 언어소통에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북한은 언어소통도 문제가 없는데다 젊은 인력을 고용할 수 있어서 일석이조였다. 그래서 과거 개성공단에 있던 124개 기업을 조사해보면 공단이 재개되면 99.9% 들어가야 한다고 말한다. 결국은 다른 곳에서 사업을 해봤지만 개성공단이 가장 낫다는 것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해외에서 1, 2년 운영한 결과를 정부에 제출하고 우리기업이 북한에 진출하는데 필요한 프로젝트를 설명할 계획이다.
 
△ 김 교수 = 생생한 경험담을 들으니 하루빨리 개성공단이 재개돼야 할 것 같다.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3%가 채 되지 않는다. 굉장히 안타까운데 부산의 경우 전국보다 더 침체돼 있는 상황이다. 과거에 부산시 차원에서 개성공단이나 남북경제협력에 지원된 사례가 있는지.
 
△ 송 국장 = 과거에 시 차원에서 개성공단에 지원한 사례는 없다. 다만 개성공단이 폐쇄된 후 국내로 유턴하는 기업들을 위해 녹산공단에 적합한 부지를 만드는 방안이 논의됐다. 부산의 경우 임금이 3만 불 정도 올라갔고 최저임금도 올랐다. 여기에 근로시간도 정해져 있어 노동집약적인 산업에 한계가 있다. 중국의 경우도 임금이 올라간 상황이고 베트남도 향후 5년 안에 노동집약적산업에서 자본집약적산업으로 전환한다고 한다. 결국 베트남 시장도 5년 안에 중국과 같은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고 본다. 그러다보면 또 다른 제3의 나라로 가야 하는 상황이다. 그래서 북한과의 협력이 이뤄진다면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 김 교수 = 남북 협력이 재개된다면 과거 노동집약적산업에 맞춰졌던 초점이 고부가가치산업으로 흘러갈 것 같다.
 
△ 문 회장 = 자동차 부품에 관련된 기업도 개성공단에 다수 있다. 전기·전자와 관련해서 삼성, LG 하청업체도 있다. 20개 기업이 넘는다. 기술적으로 숙련도가 다르다. 북한 주민들은 기술을 배우려고 노력한다. 124개 기업의 경영실적도 중요하지만 이들을 고용했다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 먼저 진출한 신발산업의 동종업계의 경우 북한 내 원부자재 이용률이 50%를 넘어선다. 인프라가 깔려있기 때문에 원부자재 공유가 가능하다. 다만 삼덕통상의 경우 원부자재를 100% 외부에서 공수하고 있다. 연관산업이 부산의 협력업체를 버리면 협력업체에 큰 어려움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개성공단이 재개된다면 부산의 협력업체에 파급력이 생길 것이다.
 
△ 김 교수 = 향후 남북경제협력이 재개된다면 어떤 유망분야가 있겠는가.
 
△ 백 부장 = 어떤 업종이 유망하다든지 하는 것은 잘 모르겠다. 다만 업종이 달라져야 하는 것은 확실한 것 같다. 싼 노동력을 이용해 단순 인가공을 하기 위해 북한을 가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물론 동남아를 대체할 수 있는 시장을 제공한다는 것은 단기적으로 큰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에 앞서 우리가 북한을 이해하고 알아야 할 것 같다. 그러한 관점에서 경제협력은 큰 역할을 해왔다.
 
△ 송 국장 = 우리는 중국의 사드 보복이 미치는 경제적 영향을 봐왔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중국이 보이는 행동이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수준이 아니지 않은가. 남북 관계도 마찬가지다. 어떤 안전장치가 없으면 경제협력이 이뤄지기 힘들다. 하지만 물꼬가 트인다면 개성공단뿐만 아니라 관광 등에서 북한과의 협력이 있을 수 있다. 북한에서 골재를 수입하는 등 가지고 올 수 있는 자원은 많다. 어업분야에서도 협력이 이뤄진다면 부산의 여러 가지 고민들이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북한과의 문제를 어떻게 풀어낼 수 있을지 하는 과제가 여전히 남아있다.
 
△ 김 교수 = 에너지와 관련해서는 과거에 어떤 협력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 최 위원 = 제일 많이 알려진 것이 KEDO(한반도 에너지 개발 기구) 사업이다. 북한에서 가동하고 있는 원자력을 폐쇄하고 경수로를 가지고 가는 사업을 말한다. 국제적 네트워크 사업이었는데 제대로 성과를 보진 못했다. 원자력뿐만 아니라 전력, 석유 등 다른 에너지원을 고려했다면 성과가 나지 않았겠나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 밖에도 남북철도연결사업 유류지원이 있었고 용천에 2004년 폭발사고 났을 때 아스팔트, 휘발유가 지원됐다. 삼지연 공항에 활주로 만들 때 아스팔트가 지원되기도 했다. 개성공단 사업에는 난방 취사용으로 연탄이 지원됐다. 민간단체 사업에서 보면 연탄을 민생용으로 지원한 사업이 있다. 에너지 지원이 찾아보니 의외로 많은 것 같다.
 
△ 김 교수 = 남북경제협력을 통해서 부산이 선점할 수 있는 분야가 항만이라고 생각한다.
 
△ 송 국장 = 중국은 태평양에 진출하기 위해서 나진, 선봉을 보고 있고 러시아는 극동지역이 중국 영향력 아래 있는 것을 막기 위해 나진, 선봉을 보고 있는 상황이다. 앞으로 이 지역에 중국과 러시아의 역학적 구도가 나타날 것이다.
 
   
▲ 왼쪽부터 최윤찬 부산발전연구원 연구위원, 문창섭 삼덕통상(주) 회장, 김영재 부산대 교수, 백승호 한국은행 부산본부 기획조사부장이 좌담회 시작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장청희 기자
△ 김 교수 = 세 번째 주제로 부산경제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우선 부산경제를 총괄하고 있는 부산시의 송 국장께서 발언해 주시길 바란다.
 
△ 송 국장 = 조선 및 조선기자재산업이 가장 어려운 시기를 맞고 있다. 하지만 올해가 지나면 괜찮을 것 같다. 자동차산업도 마찬가지로 어려운 상황이다. 우리나라 자동차기업의 1인당 임금은 미국, 독일보다 높지만 시간당 생산대수는 떨어진다. 그리고 그 부담이 일차밴드, 이차밴드에 전가되고 있다. 또 최저임금 문제가 불거지면서 신발, 봉제, 섬유 등 분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근로시간도 단축되면서 지역의 기관산업이 상당한 애로를 겪고 있다. 세계경제성장률은 3~4%대 성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국내는 2.8~3%로 예상된다. 부산도 이 정도의 성장을 해야 하는데 관련 산업들이 부진하기 때문에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올해 부산경제성장률은 2.25%로 전망된다.
 
△ 김 교수 = 부산경제는 한진해운이 파산하면서 치명타를 맞았다고 볼 수 있다. 해운산업, 물류산업이라는 것이 핵심적인 기간산업이라고 볼 수 있는데 한진해운이 파산하면서 오랫동안 쌓여왔던 인프라를 빼앗기게 됐다. 이런 것들이 부산경제가 회복되는데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류 쪽은 어떠한가.
 
△ 송 국장 = 항만과 물동량 부분을 구분해서 말씀드리겠다. 한진사태 이전에 국적선사 점유율이 6.4% 정도 됐다. 2017년 말에는 3%대에 머물고 있다. SM상선이 들어와 재건을 해 나가고 있는데 상당한 애로를 겪고 있다. 재건에 많은 시간이 걸릴 것 같고 시간이 걸린다 하더라도 이전의 비중을 회복하느냐가 관건이다. 물동량 측면에서 살펴보면 2017년 물동량이 증가했다. 국내선사가 2.5% 감소했지만 외국선사가 들어오면서 2000만TEU를 넘어섰다. 올해도 1~2월 물동량이 1.2% 정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에서 수출입물동량은 5.6%인데 특이한 것은 환적물동량이 12% 정도 증가했다. 전체 규모에 있어서 회복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내용 측면에서 한국기업이 얼마나 차지하느냐가 중요한데 한국기업 비율은 낮은 것 같다. 그래서 국내 해운산업 회복이 더디게 진행되는 것 같다.
 
△ 김 교수 = 물동량은 회복하는 추세인데 물류·해운산업에서는 아직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말인 것 같다. 부산이 해운산업을 통해 지역경쟁력을 가졌는데 한 축이 무너진 꼴이다. 백 부장께서는 부산경제에 대해 어떻게 진단하시는지.
   
▲ 백승호 한국은행 부산본부 기획조사부장
 
△ 백 부장 = 부산경제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회복이 어려운 구조적 문제에 봉착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실업률이 높아졌다. 작년에 4.6%였던 실업률이 올해는 4.9%까지 치솟았다. 지난해까지 주택시장은 호황을 누렸지만 올해 들어 주택가격도 떨어지고 있다. 주택가격이 안정을 찾는다는 측면도 있지만 올해 입주물량이 증가 되는 가운데 주택시장이 나빠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된다. 전국적으로 보더라도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은 3% 정도 보고 있는데 미국 금리인상과 무역전쟁 우려 등이 하방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반면에 북한 관련 이슈는 완화되면서 지정학적 리스크는 줄어들었다. 경제성장 전망을 전반적으로 살펴본 결과 올해는 불확실성이 작년에 비해 높은 것 같다. 상하방리스크가 크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리스크를 잘 관리하면서 헤쳐나가야 한다.
 
△ 송 국장 = 동남권 전체로 보면 부산경제가 상당히 선방했다. 예를 들어 울산과 거제는 조선과 관련해서 엄청나게 다운됐다. 지난해 실업률이나 고용률, 경제성장률이 확연히 나타날 정도로 선방했다.
 
△ 김 교수 = 백 부장님, 송 국장께서 부산경제가 어려운 여건 속에서 선방했다고 말씀하셨는데 부산경제에 발목을 잡는 요인이 있다면 무엇이 있겠는가. 저는 주변 산업들도 중요하지만 부산 자체가 가지는 역량이라고 할까, 잠재력이 중요하다고 본다.
 
△ 백 부장 = 인구구조와 관련된 문제가 있지만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또 부산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경기적인 측면이 있다. 조선 경기와 관련해서 글로벌 경기가 안 좋다보니까 어려운 상황이다. 세계무역이 살아나야 하겠지만 지금은 중국과 미국이 무역전쟁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 더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것들이 완화되면 부산경제가 다시 살아날 수 있을 것이다.
 
△ 김 교수 = 중국의 사드 보복이라든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최근에는 한미 FTA 재협상 이런 것들이 부산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컸다고 할 수 있겠는가.
 
△ 송 국장 = 자동차산업의 경우 수출이 가장 많이 줄어든 나라가 중국이다. 이는 중국이 그만큼 자체 성장을 했다는 의미다. 이미 자국에서 자국 부품산업을 발전시키고 있다. 중국에 진출한 현대모비스, 현대자동차 직원의 50%가 중국인인데 현재 50% 이상을 중국인으로 하겠다고 요청을 한 상태다. 현대모비스는 부산에서 자동차 부품을 가지고 가고 있는데 중국이 자국부품으로 바꾸겠다고 하는 상황이기도 하다. 이미 자국 인프라가 갖춰졌다는 의미다. 우리가 주목할 점은 이제 옛날의 중국이 아니라는 점이다.
 
△ 최 위원 = 최근에 제조업 기반의 기업에게 산업 기반을 바꾸라는 요구가 있는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라고 본다. 부산과 자매결연을 맺은 호주 빅토리아주의 경우 1980~2000년대 사이에 3대 자동차 회사가 한 번에 빠져나가면서 큰 타격을 맞았다. 최근에 빅토리아주 대표가 부산에 왔는데 지스타와 국제영화제에 많은 관심을 표했다. 빅토리아주에는 150개의 게임업체가 있고, 부산에도 150개 업체가 있는데 상호간의 지향점은 비슷하다. 제조업이 빠져나가고 MICE산업이 들어오는 상황에서 MICE산업이 희망이 될지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조선산업의 경우 조선 3사에 가보면 알겠지만 한 회사당 3~4만 명을 고용하고 있다. 조선소 안에 학교, 소방서, 병원, 거주시설 등의 인프라가 있을 정도다. 산업단지 개념의 인프라가 갖춰진 것이다. 그래서 부산에 기회를 찾으라고 한다면 해양산업에서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조업 기반의 지식산업에서 모티브를 가지지 않는다면 앞으로 힘들어질 것이다. 막연히 제조업이 힘들어서 MICE산업으로 전환하자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물론 에너지도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김 교수 = 최근 에너지산업 중 자동차만 하더라도 전기자동차가 나오고 있다. 다양한 형태의 에너지가 나올 수 있는 만큼 기존산업과 새로운 산업 이행과정에서 에너지의 역할도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실제로 사업을 해 오신 문 회장께서는 부산경제의 문제점, 나아가서 부산경제의 활력이 되는 분야가 있다면 어떤 것이 있다고 생각하시는지.
 
△ 문 회장 =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특별하게 설명하기가 힘들 것 같다. 그보다는 최근에 조선기자재 업종이 매우 어렵다고 하는데 현장에서 접하기로는 2016년만 해도 어렵다는 이야기는 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1, 2년 사이에 많이 변한 것 같다. 이렇게 심각한 상황이 오기 전에 왜 예측이 없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예측이 있었지만 대비를 못 한 것일 수도 있고.
 
   
▲ 송양호 부산시 산업통상국장
△ 송 국장 = 어려움 속에서도 선전하는 조선기자재업종이나 자동차 부품업종은 국내 3사와 거래하지 않고 외국회사와 직접적으로 거래하고 있다. 우리 조선산업, 자동차산업을 이끌고 있는 대기업은 임금이나 근로시간 등에서 인근 중국이나 다른 경쟁국들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상황이다. 이를 줄이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해야 하지만 노조가 상당히 강하지 않나. 그것을 일차밴드, 이차밴드 업체에 떠넘겼다. 이들 밴드업체들은 조선 3사에 물량을 공급하기도 바빴고 밖으로 눈을 돌리지 않았다. 지금도 한쪽에서는 자율주행차와 전기차를 이야기하는데 밴드업체들은 현 구조에서 어떻게 납품할지를 고민하고 있다. 미래 예측 부분에서 못 따라오고 있는 것이다.
 
△ 문 회장 = 많은 대기업이 앞서서 산업전망에 대해 신호를 주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앞으로 어려움이 뒤따를 것이라는 예측을 사전에 조금이라도 줘야 한다. 대기업이 올해는 나갈 물량이 없다고 본사에서 전부 끌어야겠다고 하는 것은 하청업체에게 너무 가혹한 이야기다.
 
△ 김 교수 = 부산 이슈에 대해 좀 더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자. 앞으로 남북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이어지고 여러 가지 여건이 형성된다면 부산의 강점과 기회가 항만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부산이 경쟁력 있는 산업이 항만이고 더 나아가 항로개척도 이야기가 나온다.
 
△ 송 국장 = 싱가포르는 말라카 해협에 위치해 있는데 주변에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의 나라가 있지만 유일하게 해협을 이용한 나라라고 할 수 있다. 말라카 해협을 한 달에 거쳐 가는 선적 수가 부산항에 1년 거쳐 가는 선적 수와 같다. 이 말은 말라카 해협을 거쳐 가는 선적 수가 부산항의 12배가 된다는 것이다. 싱가포르는 선박용 연료인 벙커링을 자유무역지대로 정해 마음대로 팔 수 있도록 했고 수리조선을 했다. 선용품과 선박관리 분야를 키웠고 해양금융까지 해 나갔다. 싱가포르는 항만에서 16조 정도의 부가가치를 내고 있는데 19% 정도는 항만관리에서 나오고 나머지는 다른 분야에서 벌어들이고 있다. 부산은 6조 정도의 부가가치가 나는데 그 중 60%가 항만운영에서 벌어들이는 수입이다. 나머지 분야는 40% 정도밖에 벌어들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부가가치라는 측면에서 항만을 고민해봐야 한다. 부산항을 부가가치가 나는 방향으로 키워야 한다. 수리조선산업을 키워 선박부품산업이 이득을 볼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선용품산업도 키워야 한다. 항로부분과 관련해서는 북극항로를 개발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지만 득과 실이 있다. 북극항로가 열리면 자연환경과 기후측면에서 대재앙이 올 수도 있다.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많은 이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부산은 앞으로 북극항로가 열리고 나진이나 러시아 쪽으로 간다면 물류의 보완적 측면에서는 분명히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를 상업적으로 이용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 김 교수 = 에너지 분야 쪽으로 남북경제협력이 재개될 경우에 협력할 수 있는 분야가 있는가.
   
▲ 최윤찬 부산발전연구원 연구위원
 
△ 최 위원 = 조선해양플랜트와 관련해 북한의 신의주 앞 중국접경지역 해저에 큰 유전이 발견됐다. 발해만 위쪽이다. 석유매장량이 굉장히 많다고 한다. 특히 그렇게 깊지 않은 200~300m 정도의 해협이다. 중국이 눈독을 들이고 있지만 만약 남북경제협력이 성사된다면 유전개발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 에너지 분야로 가면 두 가지 기류가 있다. 하나는 스마트원전이라고 해서 정부에서 개발하고 있는 소형원자로가 있다. 이것이 핵잠수함 등에서 사용하는 원자로를 가지고 오는 것인데 굉장히 큰 원자로보다 안전하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인구 20~50만 되는 도시에 한 가운데 가지고 갈 수 있는 모델이라고 하는데 재생에너지 전문가들은 반대하고 있다. 정부의 기조가 대형원전은 점점 줄이는 추세고 소형 원전으로 활력을 찾으려고 한다. 이것이 후에 남북경제협력의 선두주자로 나설 수 있을 것이다.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보면 부산의 경우에 남부발전과 부산테크노파크가 몽골에서 친환경에너지 사업을 하고 있다. 정부의 예산을 받아서 하는 사업인데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 옆 지역의 폐광지구에 폐광을 복구하고 풍력, 태양열 장치로 인근에 전력을 공급하는 사업이다. 몽골은 북한보다 자연환경이 5배나 더 열악하다. 영하 50도의 엄청난 악조건이다. 이런 사업을 북한에 적용가능하다. 태양열 관련해서 컨테이너 박스를 이용해 100가구 정도가 쓸 수 있는 태양광 전기생산시설이 있다. 북한은 중앙집중식 전력개발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를 북한에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의 재생에너지 모델이 적용되면 원전의 국제적 문제를 피할 수 있을 것이다.
 
△ 김 교수 = 부산에 에너지 관련 업체들이 있나.
 
△ 최 위원 = 태양광 쪽은 부산에 제조업체가 없다. 풍력은 발전제조는 없지만 부품회사가 있다. 재생에너지 소재는 전기·전자 소재이기 때문에 수요가 있다면 개발이 이뤄질 수 있다.
 
△ 송 국장 = 조선기자재 업체들이 사업을 다각화하는 부분으로 풍력에너지, 항공 분야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수요가 있다면 개발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
 
△ 김 교수 = 문 회장님,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개성공단이 재개돼 기업들이 진출할 때 어떤 지원이 있으면 수월하고 할지 궁금하다.
 
△ 문 회장 = 개성공단에 진출하는 기업에게 적합한 보험상품이 있었으면 좋겠다. 현재 은행들은 기업들의 재무상태를 보고 지원해주고 있다. 하지만 재무제표가 좋은 기업은 꼭 금융권이 아니어도 지원받을 수 있지 않나. 우리나라 보험을 개성공단에 허용될지는 모르겠지만 개성공단에 맞는 손실보험이 필요하다.
 
△ 송 국장 = 개성공단에 손실보험이 만들어지려고 하면 북한의 이해관계가 명확하게 논의돼야 한다. 국내 보험사가 국외에 재보험 연결이 돼야 하므로 북한의 리스크를 걷어 내줘야 할 것이다.
 
△ 김 교수 = 금융지원이 개별기업체에 중요한 것 같다.
 
△ 문 회장 = 부산시와 기술보증기금이 개성공단 폐쇄 이후 한도 10억으로 지원을 했었다. 문제는 덩치가 큰 기업은 손해는 큰데 한도가 정해져 있어서 불편했다.
 
△ 송 국장 = 은행이 기업에 줄 수 있는 금리는 신용도에 따라서 정해져 있다. 예를 들면 신용도가 낮으면 안 준다든지 하는 식이다. 부산시가 50억을 부담해서 경기가 어려운 자동차부품산업과 조선기자재 산업에 1000억 원에 별도 특례보증을 제공했다.
 
△ 김 교수 = 시간이 많이 돼서 마무리하겠다. 오늘 굉장히 어려운 주제인데 네 분의 전문가께서 잘 정리해주셨다. 남북정상회담이 이뤄져도 경제협력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 같다. 그럼에도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그동안 우리나라 경제도 어려웠지만 부산 경제도 어렵지 않았나. 부산이 이번 남북정상회담 이후의 경제협력을 이용해 또다시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었으면 한다. 정리 = 장청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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