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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질서와 패러다임을 뒤바꿀 제2의 인터넷 혁명 …블록체인 정당까지 등장

기사승인 2018.01.09  09: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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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년기획, 올 해 주목해야 할 신기술 시리즈

②블록체인(Blockchain):기존 질서·패러다임 바꿀 제2의 인터넷 혁명
신뢰높이고 거래비용 줄어 금융·물류· 선거 등 넓은 분야에 혁신 부를 듯
2017년 세계GDP10% 블록체인에 저장될 것
 
블록체인을 4차 산업혁명의 가장 중요한 인프라로 치켜세우는 전문가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인공지능(AI)이나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컴퓨팅 등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그 동안 강조해 왔던 기존 기술보다 더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으며 심지어 ‘제2의 인터넷’이라고 까지 일컬어진다. 블록체인은 한 마디로 ‘분산 형 거래 장부기술’이라 할 수 있다. 지난해 말부터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든 암호화 화폐 비트코인의 기반 기술이다. 우리 사회에서 비트코인의 투자 열풍은 불면서 정작 그 보다 훨씬 큰 잠재력을 갖고 있는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은 높지 않은 것은 불행한 일이다. 블록체인은 글자 그대로 ‘블록’(Block)들을 ‘사슬’(Chain) 형태로 엮은 것을 의미한다. ‘블록’은 개인과 개인의 거래(P2P)의 데이터가 기록되는 장부(Database)이며, 이런 블록들은 만들어 진 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순차적으로 연결된 ‘사슬’ 구조를 가지게 된다. 즉 거래 내역을 담은 블록들이 사슬로 이어져 하나의 장부를 이루게 되는 것이다. 이때 모든 거래장부를 네트워크 참여자들에게 공개, 분산해 관리하기 때문에 ‘공공 거래장부’ 또는 ‘분산 거래장부’라 설명된다.
 
블록체인이 갖는 장점은 첫째 신뢰다. 어떤 기록을 수정하기 위해서는 분산 저장된 모든 기록을 바꿔야 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위변조가 불가능하고 해킹에 안전하다는 얘기다. 둘째는 중앙의 관리 주체 혹은 거래의 안전을 담보해 줄 제3자가 필요 없기 때문에 거래가 신속하고 비용이 획기적으로 절감된다. 전문가들은 금융업계에 블록체인 기반의 서비스가 완성되면 거래 비용이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견 간단해 보이지만 이 같은 블록체인의 장점은 우리 사회의 패러다임을 바꿔 놓을 폭발적 잠재력을 갖고 있다. 오랜 세월에 걸쳐 정착돼 온 중장집권적 관료적 사회에서 분산 자율사회로 진화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이다.
 
시장조사 업체 스태티스타의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블록체인 시장은 지난해 약 3억4000만 달러에서 오는 2021년에는 약 23억 달러로 4년 만에 680%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세계경제포럼'은 '사회를 뒤바꿀 21개 기술' 중 하나로 블록체인을 지목했으며 2023년부터 각국 정부가 블록체인으로 세금을 거두고 2027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10%가 블록체인으로 저장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엄청난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고 이미 비트코인의 사례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업에서 활발하게 블록체인의 영향력이 미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아직 가상화폐의 개념마저 정립하지 못하고 있을 정도로 뒤처져 있다. 정보통신기술(ICT)에서 앞선 우리나라가 4차 산업혁명의 빠르고 높은 물결을 해쳐 나가기 위해서는 보다 유연하고 발빠른 대응이 절실하다.
 
   
▲ '세계경제포럼'에 따르면 '사회를 뒤바꿀 21개 기술' 중 하나로 블록체인을 지목했다.

◇블록체인에 직접적 영향을 받을 산업들
 
금융거래가 가장 먼저 블록체인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거래를 보다 영구적이고 분산화 된 기록으로 문서화하고 안전하고 투명하게 모니터링 할 수 있는 블록체인의 특징으로 인해 은행을 비롯한 금융 서비스 전반에 혁명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이에 따라 국내외 대형은행 등 금융업체들은 블록체인 기반 표준 플랫폼 개발과 상용화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거래의 암호화와 자금의 전송, 전자 지불 등 금융 거래의 근본적인 영역에서 적용되기 시작했다.
 
국내 5개 대표 은행들을 포함해 전 세계 40여개 글로벌 은행이 참여하고 있는 ‘R3CEV’ 컨소시엄은 블록체인 적용을 통한 고객 이탈 및 거래 수수료 감소 등에 대비하기 위해 선제적인 운영 플랫폼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급결제뿐 아니라 부동산, 회사채, 주식 등 8개 분야에 적용될 블록체인 플랫폼을 공동개발 하고 있다. 국제 신용카드사들도 블록체인 기반 결제 플랫폼에 장기적 관점의 투자를 시작했으며 블록체인을 도입한 업무 프로세스 개선 및 관리 시스템 구축에 노력하고 있다. VISA는 최대 3일까지 걸리던 기업 간 해외 송금업무 결제 기간을 즉시 처리 가능하도록 할 계획을 추진중이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유니온 페이 등도 글로벌 IT 기업과 협업해 거래 효율화와 포인트 시스템 개선을 위해 노력 중이며 관련 기업과도 투자에 나섰다. 하나금융그룹은 R3CEV와 협력해 국내 은행 중 가장 먼저 원화 차액결제 프로세스 및 고객 인증 절차 간소화 부문에 블록체인 기술 적용을 하고 있다. 이밖에 국민카드, 롯데카드, 삼성카드 등도 블록체인 기반 간편 인증을 상용화 하고 회원 가입 시 문서 위변조 방지에 적용해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삼성 SDS는 그룹 내 삼성증권, 삼성카드,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주요 금융 계열사 간 업무 플랫폼 ‘넥스레저(Nexledger)’를 자체 개발해 활용하고 있으며 해당 기술을 물류와 제조업 등으로 확대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물류산업도 블록체인에 크게 영향을 받을 영역이다. 거래 과정을 투명하면서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모니터링 할 수 있기 때문이다. IBM은 중국 돼지고기 유통 시스템에 블록체인을 접목해 사육 농장에서부터 가공업체, 판매업체 등 모든 거래 내역을 블록체인에 저장한다. 소비자가 고기를 먹고 배탈이 날 경우 어느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는지 추적이 가능하며 어떤 농장에서 어떻게 사육, 가공했는지 판매자가 투명하게 볼 수 있도록 했다. SK C&C도 물류 정보를 블록체인 기반에서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테스트 중이다. 무역 거래는 화주, 선주, 운송사, 은행, 통관사, 하역사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연결돼 있어서 거래의 가시성을 확보하기가 어려운 업종 중 하나다. SK C&C는 이 시스템을 통해 물류 흐름의 가시성을 확보하고 수집, 저장, 배포되는 정보의 신뢰도를 높이고, 이해 관계자간의 책임소재를 명확히 할 수 있는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한국전력은 블록체인기술로 스마트그리드환경에서 태양광패널등을 설치해 모은 전기를 다른 사람과 직거래할 수 있도록 돕는‘이웃간 전력거래’시범사업을 추진 중이다. 한전은 이 시스템을 활용하면 거래효율성을 높이면서 송배전에 따른 전력소실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블록체인기반의 스마트계약서를 활용할 수 있게되며 에너지를 생산하는 생산자와 소비자간의 거래과정에서 최적의 가격을 매칭할 수 있고, 계약 및 정산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을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같은 개인간거래는 빌딩에너지거래, 전기차충전 인프라등에 대해서도 적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또 대기업들은 영업활동 과정부터 결과까지 방대한 재무데이터가 지역단위 또는 기업내부 부문단위로 흩어져서 별도로 관리되는 경우가 많은데 위변조가 불가능한 블록체인 기반의 플랫폼을 통해 신뢰도 높은 재무데이터를 확보해 효율적인 관리프로세스를 구축할 수 있다.
 
블록체인은 이밖에도 부정과 부패가 심하다는 인상을 주고있는 자선사업, 부동산중개산업, 크라우드펀딩산업, 컨설팅 및 분석예측산업 등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글로벌대기업들은 원천기술개발에 나서고 있고, 표준비즈니스플랫폼 구축에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또한 기존비즈니스와 연계해 블록체인기술을 적용한 신규사업영역 발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공공부문의 동향…블록체인 정당까지 등장
 
블록체인은 투표나 선거 그리고 관료제의 병폐를 지적 받고 있는 영역에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투표나 선거는 블록체인이 몰고 올 변화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블록체인은 유권자 등록 및 신원 확인 그리고 합법적인 투표만 집계되도록 투표가 변경되거나 제거되지 않도록 전자 투표를 합산하는데 사용할 수 있다. 또 투표의 과정과 기록들을 공개함으로써 선거를 보다 공정하고 민주적으로 만들 수 있다.
 
정부시스템은 종종 느리고 불투명하며 부패하기도 하다. 복지, 실업수당 등을 평가하고 확인하고 집행하는 과정을 생각해보자. 블록체인시스템으로 이 같은 관료주의의 병폐를 크게 줄이고 정부운영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높일 수 있다. 두바이가 오는 2020년까지 정부의 모든문서를 블록체인에 넣을 계획이라고 밝힌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이미 블록체인 정당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들 정당은 당연하겠지만 모든 투표를 블록체인으로 한다. 호주에서 플럭스 당이 만들어진데 이어 스페인의 포데모스당, 덴마크의 자유연합 등이 속속 생겨났다. 2014년 온라인 공간에 탄생한 최초의 가상 국가인 비트네이션(Bitnation)도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누구나 이름과 주소, 이메일 주소만 있으면 비트네이션 국민이 돼 출생, 결혼, 사망, 재산권, 계약 등을 블록체인을 통해 기록할 수 있다. 개인의 주권과 자율성을 최대한 높이려는 것이 이 ‘나라’의 목표다.
 
◇블록체인의 한계
 
‘신뢰’라는 개념과 그 구현방법에 있어 인류에게 일대혁신을 가져올 블록체인도 한계는 있다. 무엇보다 중앙관리기제가 없기 때문에 거래에 문제가 생겨도 이를 책임질 사람이 없다. 다자간의 공유는 책임의 분산이나 회피의 결과를 낳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학자들 중에는 블록체인이 과대평가 됐다고 지적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의 성공이 가져온 착시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블록체인은 가상화폐 등에서는 훌륭한 시스템이지만 적용에 뚜렷한 한계를 드러내는 분야가 많다는 지적이다. 원조추적(유통과정의 추정), 기관의 기록보관, 다자 공유 등의 분야에서는 장점을 갖지만 다른 분야에서는 생각만큼 높은 결과를 가져오기 어렵다는 것이다. 예컨대 블록체인에 담기는 정보는 변조여부는 정확히 가려낼 수 있지만, 즉 위변조를 막을 수는 있지만 애초에 잘못된 정보가 올라가는 것 까지는 막을 수 없지 않느냐는 것이다. 잘못된 정보가 올라갔을 경우 블록체인의 비가역성 때문에 오히려 더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투명성이 장점이라고 하지만 대부분의 현실적 비즈니스에서는 투명성이 오히려 단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블록체인의 위력은 제한적인 분야에서만 발휘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우리나라 정부도 블록체인 기술 활성화를 위한 시범사업 외에도 블록체인 기술 적용 확산을 위한 법제도 개선 등에 노력하고 있지만 앞으로 더 큰 변화를 가져올 블록체인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지 그 효용성을 구체화시키는 작업이 모두에게 큰 과제다. 류장현 기자 jhryu1503@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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