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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낭비 ‘0’… 日·佛 기술 결합한 ‘신개념 빌딩’

기사승인 2017.07.09  20: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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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서 배우는 부산 스마트시티 - 1. 프랑스 리옹 콩플뤼앙스 지구

리옹 콩플뤼앙스 지구 스마트시티형 재개발 ‘눈길’
히카리 빌딩, 자체 생산 전력량으로만 에너지 사용

 
   
▲ 리옹 콩플뤼앙스 지역에 건설된 대표적 스마트기능을 갖춘 히카리 빌딩 전경. 3개 동 사용전력을 자체 생산한다.

인간이 만든 창조물 중에서 도시만큼 규모가 크며 다양한 생각들이 반영된 실체는 없을 것이다. 도시는 한번 형성되면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생명체처럼 환경에 적응하면서 진화를 계속한다. 그런 측면에서 도시는 인류의 문명사가 담긴 살아있는 박물관의 역할을 함과 동시에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는 공간이다. 최근 들어 도시는 빠른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급격히 변하고 있다.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초연결사회가 열리고 있으며 도시는 실재 세계와 가상 세계가 연결된 새로운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과거 도시의 중심과 주변이 이루는 기능 및 서비스의 질서체계는 Network Hub로 재편되고 있으며 초연결성의 실현으로 시공간적 연결성이 확장되는 등 ‘스마트시티’가 도래하고 있다. 이같은 스마트시티를 가장 성공적으로 진행하는 세계적인 도시가 프랑스의 ‘리옹’과 파리 근교의 도시인 ‘이시 레 물리노’,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독일의 ‘뮌헨’ 등이다. 한국에서는 부산이 스마트시티를 향해 발 빠르게 움직이는 대표 도시이다. 본지는 유럽의 주요 스마트시티 발전상을 취재, 부산 스마트시티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시리즈를 주 2회씩 7차례 연재한다.


◇ 스마트시티의 목표

진정한 스마트시티는 도대체 어느 정도 똑똑한 것일까? 우리는 인터넷과 스마트폰 강국답게 일상의 많은 일들을 손가락 터치 하나로 해결하는 사회에 살고 있다. 교통카드만 갖다 대면 교통 요금이 지불되고 내 사용량이 저장되며 정류장에서는 내가 타려는 버스의 도착시간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는 것만 해도 스마트시티의 문턱은 넘은 듯하다. 그러나 정류장의 버스 안내판과 버스 내의 카드 단말기가 비교적 단기간에 교체되는 것을 보면서 사라진 기계들의 운명이 궁금해지기도 한다. 그 많은 기계들이 쓰레기가 되지 않았기를 바라는 한편 교체와 재설치에 들어간 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짐작은 쉽게 할 수 있다. 네트워킹을 활용한 시간적, 경제적 효율만을 생각할 때 스마트함이 우리에게 제시하는 것들은 매력적이지만 그것들이 오래 지속되지 못 하고 물자나 에너지의 낭비, 환경오염을 유발할 수 있다면 진정한 스마트함이라 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일차적인 기능의 개선이나 개발만으로 스마트시티의 목적이 달성될 수 없고 사회 각 분야의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연계·관리되어야 하고 에너지와 물자 낭비의 기회가 감소되어야 하며 그 결과 친환경적이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스마트시티의 궁극의 목표일 것이다. 제품 생산에서 나아가 최종 가치까지 미리 계산되어야 하는 스마트시티의 구현에는 따라서 지속 가능성(durable)이라는 꼬리가 항상 붙는다. 지속 가능하다는 것은 우리가 일상생활을 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에너지를 고갈시키지 않는 한편 건강한 환경을 유지하며 함께 살아나가는 것이 가능하다는 의미이다. 인터넷과 통신을 기반으로 제반 사회 시설을 연계하면서 구축되는 스마트시티는 그 이름을 떠올리기만 해도 많은 전력이 필요할 것임을 쉽게 짐작할 수 있으니 지속 가능성의 실현이 쉽지 않은 과제임은 확실하다.

 
   
▲ 리옹 콩플뤼앙스 지구의 스마트시티 조감도.

◇ 리옹 콩플뤼앙스 도시 재개발 지구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 에너지를 관리하고 있는지를 보기 위해 리옹 시의 히카리 주상 복합 단지의 사례를 살펴보자. 리옹은 프랑스 중동부에 위치한 스마트시티 프로젝트에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프랑스 제3의 도시이며 상업과 금융 중심지이다. 2003년부터 론강과 손강 사이에 있는 상업·공업 지역 150헥타르에 콩플뤼앙스 스마트시티형 재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개발의 핵심 목표는 202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2000년 개발 전의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다. 리옹이 연간 방문객 550만인 프랑스 제2 관광도시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 긴 역사가 남긴 다양한 문화유산과 유물 덕분이기도 하지만 21세기 들어서면서 추진하고 있는 도시 재개발의 효과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리옹은 유행과 창조, 더 나아가 4차 산업혁명의 시범 도시가 될 정도로 역동성을 가지면서도 여전히 전통의 유산과 문화들이 건재하고 있다는 것도 또 하나의 지속 가능성으로 볼 수 있다.

리옹시가 재개발지로 선정한 콩플뤼앙스 지역은 19세기 이후 감옥과 도살장이 있었고 페라쉬 역이 있었던 공업과 교통 중심지였으나 1950년대부터 쇠퇴하기 시작했다. 폐쇄된 공장들과 방치된 도심의 빈공간을 재생하기 위한 재개발이 시작되면서 감옥이 있던 자리에는 카톨릭대학교가 들어섰고 옛 부두 자리에는 친환경 건물 오렌지 큐브가 랜드마크 역할을 하고 있다.

 
   
▲ 히카리 빌딩 내부. 에너지 낭비를 최소화한 것이 특징.

◇ 히카리 빌딩

콩플뤼앙스가 한때 재개발구역이었던 흔적은 세계적 기업과 건축가들의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친환경 건축물들 사이로 사라졌다. 많은 건축물 중에서 히카리 빌딩은 일본의 NEDO(신에너지 산업기술종합개발기구)가 일본, 프랑스 양국의 중개 역할을 하며 진행하는 프로젝트다. 에너지 관리 시스템 구축이나 축전지는 도시바사가 담당했고, 태양전지 패널은 파나소닉, 벽면 등에 사용하는 투과형 태양전지 패널은 아사히 유리가 공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히카리’는 일본어로 ‘빛’을 의미하니 그 이름만 들어도 에너지에 역점을 둔 취지를 짐작할 수 있다. 히카리 빌딩은 총 세 개의 건물로 구성되어있고 사무실, 상가 그리고 주거용 공간을 복합적으로 담고 있는데 세 가지 용도를 동시에 수용하는 것은 단순히 한 곳에서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라기보다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분배해서 쓰기 위함이다. 히카리 빌딩은 프랑스 최초로 연간 소모하는 전력량이 자체 생산하는 전력량을 초과하지 않는 ‘포지티브 에너지 빌딩’으로 설계되었다. 지붕은 태양광 패널, 건물 벽의 이중창 사이에는 태양광 전지가 설치되어 광 에너지를 저장하고 그 외 식물성(유채) 기름을 이용한 열병합 발전기에서 전기와 난방열을 그리고 손강물에서 냉기를 끌어오는 방식으로 냉방을 해결한다.

세 개 빌딩의 냉난방은 공동으로 중앙집중식으로 관리되며 사무실이 비는 주말에는 아파트 입주민들이, 주중에는 사무실에서 주로 에너지를 소비함으로써 공급 안정성을 유지한다. 빌딩 벽면에 사용된 자재와 설계는 채광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되어있으며 인체 감지기가 곳곳에 설치되어 실내에 사람이 들어오고 나갈 때 자동으로 채광과 온도 조절이 가능하다. 사무실과 아파트 에너지 데이터 관리는 건물 사용자 개개인이 도시바에서 제공한 태블릿을 이용한다. 에너지 소비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고 각 방의 기기들을 원격 조정하며 개인의 에너지 소비 형태에 따라 에너지 소비를 계획하고 설정할 수 있다. 개인 사용자가 에너지 데이터의 수집과 분석 관리에 참여하고 개입하는 히카리 빌딩은 전형적인 스마트 빌딩이라 할 수 있다. 이 스마트함을 통해서 히카리 빌딩은 초기 목적대로 포지티브 에너지 목표에 도달하고 있으며 소비를 초과한 생산 에너지 비율은 연 0.2%에 이른다.


◇ 융합과 동참

원래 콩플뤼앙스는 합류 또는 융합을 뜻하는 프랑스어 단어이다. 리옹의 콩플뤼앙스는 론강과 손강이 합류하는 지점이면서 구도시의 땅과 새로운 스마트시티의 건축물이 만나는 지점이기도 하다. 히카리 빌딩처럼 건물 전체가 스마트하게 연계되어있고 사용자에게 최적의 조건을 제공하도록 자동화되어 있는 한편 사용자 쪽에서 끊임없이 에너지의 흐름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은 또 다른 융합 지점이다.

일상이 자동화되고 편리하게 사는 것만이 스마트시티가 아니다. 근시안적인 개발은 역효과를 낼 수도 있고 기하학적인 돈과 기술을 투자하고도 지속 가능성이 유지, 확보되려면 개별적 사용자조차 관리에 관심을 소홀히 할 수 없다. 동참과 유대가 기반이 되지 않는다면 거대한 모래성이 될 수도 있는 것이 스마트시티가 아닐까 싶다. 프랑스 리옹 = 글·사진 주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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