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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크루즈산업 체질 개선 시급…중국 의존도 90% 넘어

기사승인 2017.05.08  10:5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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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선사 육성·모항크루즈 유치 대책 절실
시내 면세점 쇼핑 위주 프로그램 벗어나야

 
   
▲ 국내 크루즈 관광객 90%가 중국 관광객으로 사드 보복과 같은 돌발변수가 생기면 크루즈산업이 큰 타격을 받는 구조적 한계를 지니고 있다. 부산 감만부두에 입항한 아시아 최대 규모 크루즈선 퀀텀호(16만8000t급)에서 내린 중국인 관광객들이 시내 관광을 위해 버스에 오르고 있는 모습.

최근 크루즈선을 타고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이 급속히 늘고 있다.
하지만 90%가 넘는 중국 의존도 때문에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과 같은 돌발 변수에 심각한 타격을 받는 구조적 한계를 노출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은 우리나라 크루즈산업이 안정된 성장을 이어가려면 국적 크루즈선사 설립과 육성, 시장 다변화, 쇼핑 중심의 저가관광 상품 탈피 등 체질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 2년 새 배로 늘어난 크루즈관광객…92%가 중국인    
한국을 찾은 크루즈관광객은 2014년 68만3000여명, 2015년 74만8000여명, 지난해에는 164만4000여명으로 2년 만에 2.4배로 늘었다. 전체 외국인 관광객 중에서 크루즈 승객이 차지하는 비중은 이 기간에 6.7%에서 13%로 높아져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크루즈관광객에서 중국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4년 87.4%에서 2015년 88.4%, 지난해 92.2%로 해마다 높아지는 추세다.
 
지난해 중국인 크루즈관광객은 151만6천여명으로 전년보다 129.1%나 늘었다. 우리나라 크루즈관광객 증가는 대부분 중국인에 의존하는 구조임을 잘 보여준다.

◇ 중국 일변도 한계 노출…사드 보복에 급제동   
중국 정부가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으로 지난 3월 15일 자국민의 한국단체관광 금지를 발표한 이후 중국발 크루즈선의 부산, 제주, 인천 등 국내 기항이 382회 취소됐다. 연초에 계획한 971회의 39.3%에 해당한다.

이 때문에 올해 목표치와 비교한 입항 실적은 제주항 62.4%, 부산항 56.7%, 인천항 53.5%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크루즈관광객 수는 올해 목표치와 비교했을 때 제주항 66.4%, 부산항 46.4%, 인천항 38.5%, 국내 전체적으로는 59.4%에 머무를 것으로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은 전망했다.
 
‘천혜의 기항지’라는 지리적 이점에 의존했던 중국인 일변도의 크루즈산업이 구조적 한계를 드러낸 것이다. 우리나라 크루즈시장은 선호도나 규모 면에서 아직 도입 단계에 있지만 지리적으로 중국, 일본, 러시아 등을 경유하는 기항지로서 이점을 가지고 있다.
 
최근 이례적으로 급증한 중국인 크루즈관광객이 몰리면서 ‘기항 크루즈 시장’이 발전했으나 중국을 모항으로 하는 크루즈선들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데 급급했을 뿐 시장 다변화를 위한 능동적인 노력은 부족했다.
 
2016년 기준 국내 기항 크루즈관광객의 58.2%는 ‘처음부터 한국이 기항지로 포함된 상품’을 선택했으며 ‘타 국가 기항지와 비교 후 선택’한 비율은 15.6%에 불과했다.
 
중국발 크루즈선이 한국을 기항지에서 빼버리거나 중국인 관광객이 한국에 기항하는 상품을 외면하면 우리나라로선 사실상 대안이 없는 구조다.

◇ 쇼핑말곤 돈 쓸 데 없어…비용 90% 이상 면세점서 지출    
게다가 중국인의 수요에 맞춘 ‘쇼핑관광’을 중심으로 발전하다 보니 기항지로서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관광 프로그램과 중국 외 국가 관광객들을 맞이할 태세가 미흡하다.한국에 기항하는 크루즈관광객 지출금액의 90% 이상이 쇼핑비용이고, 중국인의 경우 그 비중이 99%에 육박한다.
 
2016년 외래 크루즈관광객 실태조사에 따르면 1인당 기항지 지출금액은 중국인 861달러, 일본인 384달러, 기타 국적자 917달러였다. 쇼핑비용 비중은 중국인 98.9%, 일본인 91.1%, 기타 국적자 98.8%에 달해 식음료, 교통비, 관람료 등 기타 비용은 각각 9달러, 35달러, 10달러에 불과했다.
 
문제는 쇼핑비용이 일본인과 기타 국적자는 증가했지만 중국인은 지난 3년에 걸쳐 절반 수준으로 줄어 ‘저가관광’의 부정적 여파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인 크루즈관광객의 주요 쇼핑장소는 88.7%가 면세점이었다. 전통시장과 길거리가게 등은 2%에도 못 미쳤다.
 
면세점에 입점한 일부 대기업 외에는 국내 기항 크루즈시장 발전의 혜택을 보지 못하는 셈이다.  카리브해, 멕시코, 중앙아프리카, 남아프리카 지역 크루즈관광객들은 쇼핑(63.6%), 기항지 여행(22.5%), 레스토랑(7.7%), 교통비(3.5%) 등에 고루 지출해 대조를 보였다.

◇ 국적선사 육성·모항 크루즈 유치 대책 필요    
중국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현재와 같은 구조로는 우리나라 크루즈산업은 언제든지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기항지 중심의 국내 크루즈시장이 자체 경쟁력을 갖추려면 내국인 크루즈 활성화, 국적 크루즈선사 육성, 국내를 모항으로 하는 국제 크루즈선사 유치 등과 같은 근본대책이 필요하다고 해양수산개발원은 8일 밝혔다.
 
쇼핑관광에 치우친 상품은 제품 선호도 변화, 제품 가격 등에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 크루즈관광객 유치 전략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를 극복하려면 부산, 제주, 인천 등 지역별 관광자원을 활용한 특색있는 다양한 관광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도 시급하다.
 
한중일을 연계하는 크루즈 노선 외에 한국과 일본, 한국~러시아~일본을 연계하는 신규 노선의 발굴도 필요하다. 국내외 항공사 등과 연계해 동남아시아와 대만 관광객이 비행기를 타고 한국에 와서 크루즈를 즐기는 상품을 개발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김형준 기자 samic8315@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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