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setNet1_2

삶을 풍요롭게 하는 실천 통해 행복 찾아야

기사승인 2017.04.24  15:09:11

공유
default_news_ad1

- 부산의 도시재생 사람과 사람 - (2) 행복마을이 걸어온 길(하)

   
▲ 마을카페와 함께 조성된 한내마을행복센터.
◇ 행복마을 7년, 부산의 마을들은 어떻게 변화했을까?
부산의 행복마을만들기사업은 2010년부터 시작되었다. 이후 2016년 12월까지 노후지수가 높은 49개 마을(2~3개통 규모)에서 진행되었고, 47개 마을에서 현재까지 많은 사업이 진행 중이다.
그동안 마을공동체가 운영하는 재미있고 다양한 공간이 만들어졌다. 마을의 소규모 일자리 창출 공간부터 마을사랑방, 카페, 어린이 보육공간, 평생학습·문화프로그램 공간 등 마을의 특성을 반영한 공동체 공간들이 생겨났다. 도자기를 굽고, 핸드프린팅을 하는 동래구 수안동의 ‘기찻길옆동산마을행복센터’, 주민 바리스타가 커피를 내는 카페와 평생학습관을 운영하는 북구 덕포동의 ‘한내마을행복센터’, 쿠키를 만들고 팔고, 체험하는 부산진구 개금동 ‘와요행복센터’, 고추장 된장 장아찌를 제조하고, 장담기 체험강좌를 운영하는 사하구 신평동의 ‘모래톱행복센터’ 등 저마다의 색깔을 가진 공간들이 많이 생겼다.
마을의 유휴공간을 새롭게 재활용하게 된 것도 적지 않은 성과이다. 동네 나대지를 이용하여 국화 재배 비닐하우스를 만든 영도구 동삼동의 ‘동삼2주공 국화마을’, 사용하지 않는 아파트 공유지를 텃밭으로 가꾸고, 죽어가는 아파트 상가에 반찬가게를 열어 살린 북구 덕천동의 ‘철쭉행복마을’ 등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마을지기사무소, 복합커뮤니티센터 등 새로운 공간이 등장한 것도 의미 있는 작업이다. 낙후 단독주택지에 사는 주민들도 주택유지관리 서비스와 무인택배 등 주민 생활편의지원 서비스를 ‘마을지기사무소’를 통해서 누릴 수 있으며, 마을지기사무소에는 아파트관리소장 역할을 하는 마을지킴이와 주택유지관리를 도와주는 만물수리공이 상주한다.
그 외 주민들이 희망하는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주민동아리들이 탄생한 것은 사업의 지속성을 담보하는 성과라 할 수 있다. 풍물교실 운영을 통해 마을풍물패가 탄생한 금정구 회동동의 ‘회동도래마을’, 마을 바리스타가 다른 마을의 바리스타를 양성하는 서구 동대신동의 ‘닥밭골마을’, 아피오스 재배기술을 배워 아피오스꽃을 피우는 해운대구 반송동 ‘담안골마을’의 사례는 주민들의 자립역량 강화에 일조하고 있다.

◇ 과연 주민들의 행복이 한 뼘쯤 커졌을까?
‘행복’(幸福)의 사전적 의미는 ‘사람이 생활 속에서 기쁘고 즐겁고 만족을 느끼는 상태에 있는 것’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예산이 투여되는 사업에 대한 평가는 기준에 따라 다르게 내려질 것이다. 마을활동가로서 경험과 마을공동체주민역량강화사업 컨설턴트로서의 경험을 비추어 부산형 도시재생사업, 행복마을만들기사업은 주민들이 ‘스스로 삶터를 가꾸고, 이웃과 교류하며’, ‘기쁘고, 즐겁고 만족스러웠던 여러 순간들을’ 경험했다고 생각한다.
물론 가까운 이웃의 말과 행동, 평가로 씻기 어려운 상처를 받기도 하고, 사업의 결과에 따라 많은 좌절과 절망을 느꼈고, 행정과 전문가그룹의 잦은 이동과 오락가락하는 태도에 혼란스러웠고 실망스러운 경험도 있을 것이다. 부산의 마을에서 3년 이상 주민들과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마을의 일꾼들을 만나 인터뷰를 해보면 여전히 전시적 사업행태로 피로감을 느낄 때가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 하는 즐거움’과 ‘성장하는 자신’에 대한 만족감이 활동을 계속하게 한다고 말한다.
대부분의 행복마을 주민 리더들은 예산이 끊기면 마을사업을 지속하기 어렵다고 한다. 예산을 쓰는 하드웨어에 치중한 마을사업을 하고 있고, 그 성과 또한 ‘수익’과 연결 지어져 있다. 그러나 마을상품 판매로 수익이 얼마 발생하고, 일자리를 몇 개 더 만들어내었는가는 ‘주민이 행복한 마을’에 참여하는 주민의 임무가 아니다.
주민들은 자율성에 기반을 둔 다양한 공동작업과 마을사업을 통해서 자연스레 마을기업, 사회적기업, 협동조합을 만들었다. 그 과정에서 부가적으로 마을에 일자리가 생겨났다. 그러나 ‘주민이 행복한 마을’의 목표가 수익모델과 일자리, 사회적 경제의 창출에만 국한된다면 참여주민이 행복하기 어렵다. 주민의 역량을 훨씬 뛰어넘은 성과지표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중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하는 공무원, 그리고 그러한 공약을 통해 선출된 지자체장들의 몫이지 삶터를 가꾸는 주민의 몫이 아니다.

◇ 즐거운 배움, 이웃과 함께 하는 작은 실천을 통한 풍요로운 삶
행복마을만들기사업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궁극적으로 사업은 사람과 사람에 관한 것이고, 한 사람 한 사람이 얼마나 더 행복해졌느냐가 중요한 관건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볼 때, 행복마을사업 역시 주체와 객체, 목적과 수단으로 구분하는 근대적 행위론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은 아닌지,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주민을 동원한 것은 아닌지 근원적으로 되물을 필요가 있다.
행복마을사업이 표방한대로 주민 주도성이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시행착오를 되풀이하지 않을 더 많은 정보와 교류가 있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주민 누구나 이웃과 친밀한 관계를 맺고, 마을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활동과 모임에 참여하고, 필요한 것을 함께 배우며 일상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작은 실천들을 꾸준하게 해나갈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여기서 일본 오사카 아만토 지역주민들이 내세우는 도시재생 프로젝트의 원칙이 떠오른다. 첫 번째, 자신이 하고 싶은 프로젝트일 것. 두 번째, 지역주민이 참여할 수 있을 것. 세 번째, 세계시민을 위한 일이어야 할 것. 행복마을사업을 진행하면서 이 3가지 원칙이 새삼 와 닿는다.
   
▲ 신미영
   부산시 행복마을만들기 사업 자문위원
   마을살림 운영위원
<저작권자 © 일간리더스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4
default_side_ad1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etNet2
default_bottom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