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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세 언급 없는 복지공약 그만 멈추자

기사승인 2017.04.20  16: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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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 주 덕 논설위원
대선이 다가오면서 보수와 진보를 가리지 않고 각 당 후보들이 퍼주기식 복지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오직 표만 생각하면서 포퓰리즘식 복지정책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소득 하위 70%에 해당하는 65세 이상 노인에게 매월 최대 20만 원씩 지급하는 기초연금을 30만 원까지 올리겠다고 밝혔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소득 하위 50% 노인에게 기초연금 30만 원을 주겠다고 했고 홍준표 후보와 심상정 후보도 기초연금을 더 주겠다는 공약을 했다. 아동수당도 각 후보에 따라 0~5세 또는 0~11세까지 월 10만 원씩 지급하거나 소득 하위 50%의 초중고생에게 월 10만~15만 원씩을 지급할 공약을 마련했다.

문제는 이 돈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를 밝히는 것이다. 문재인 후보는 재원 마련 방법에 대해 구체적인 말을 하지 않았고 안철수 후보 역시 재정지출 합리화와 같은 상투적인 설명만 했다. 복지에 대한 부담은 중앙정부는 물론 지자체도 분담해야 하는데 이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없다. 현실적인 방법은 복지공약 줄이든지 증세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그 길만이 우리 후손들에게 파탄난 국가재정을 넘겨주지 않는 유일한 길이다. 우선 당선되고 보자는 생각에서 무책임한 공약을 일삼아선 안 된다. 국가지도자는 국가와 국민만을 생각하고 말하며 행동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복지 수준이 OECD 평균에 미치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GDP 대비 복지 지출은 9.7%로 OECD 평균 21.1%의 절반도 안 된다. 노인빈곤율 역시 OECD 국가 평균의 4배에 달할 만큼 심각하다. 또한 우리나라의 출산율이 평균 1.17명으로 OECD 국가 중 최저수준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선 각종 복지수당의 인상 또는 신설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기초연금과 아동수당 등과 같은 복지 정책에는 많은 예산이 필요하다. 후보들의 각종 복지공약을 실행하기 위해선 연간 적게는 수조 원, 많게는 10조 원이 넘는 추가 예산이 필요하다.

아무리 좋은 공약이라도 예산이 확보되지 않으면 실현이 불가능하다. 현재의 재정상황에서는 후보들의 복지에 관한 공약을 철회하든지 증세를 하든지 해야 한다. 복지에 드는 비용은 대통령 후보자들의 호주머니에서 나오지 않고 국민들의 세금으로 지불된다. 보편적 복지의 개념은 엄청난 증세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복지정책의 이면에는 막대한 정부예산이 투입되는 것이 당연한 만큼 후보자들은 국가의 재정 상태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국민들에게 하고 복지 축소와 증세 중에서 양자택일을 해야 한다.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은 당연하지만 표를 의식한 무차별적인 복지공약을 남발해선 안 된다.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복지재정 수요가 반드시 필요하다면 증세의 필요성을 국민들에게 설명하고 국민들의 이해를 구해야 한다. 세금은 적게 내면서 복지 예산을 늘리자는 것은 허구다. 복지수요가 증가하는 현실과 부족한 재원의 유일한 해결책은 증세다. 복지체계가 잘된 국가들은 국민들의 조세부담이 상당히 높다. 책임의식 없이 오직 표만 받으면 된다는 생각을 하는 후보가 있다면 그는 대통령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 대통령 선거를 비롯한 역대 선거에서 공약(公約)이 공약(空約)으로 끝난 것이 너무나 많다. 후보자들은 지금부터라도 국가의 백년대계를 생각하고 선거운동에 임해야 한다. 돈이 들어가는 복지공약만큼은 증세 여부를 포함해 세부 재원 마련 방안을 반드시 제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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