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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전천 복원, 진정한 생태학적 접근은 선택 아닌 필수”

기사승인 2016.12.26  20: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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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천에 새 생명을] - (23) 동천 결산 좌담회

   
‘부전천 복원 방향’을 주제로 개최된 본지 특집 좌담회에 참여한 ‘숨쉬는 동천’ 회원 7명이 기념촬영 하고 있다.

본지는 2016년 2월부터 10개월에 걸쳐 ‘동천에 새 생명을’이라는 제목으로 동천의 현주소와 재생방향에 대한 전문가의 의견을 실었다. 동천은 우리에게 경제와 문화를 포함한 모든 분야에서 미래를 열어줄 수 있는 자원이다. 과거 산업화와 도시화의 물결 속에서 대한민국과 부산을 위해 모든 것을 내어주고 탈진했던 동천이 예전의 모습을 되찾기 위해 발버둥 치고 있다. 몇몇 시민 등에 의해 움직였던 동천 복원에 대한 꿈이 현실화 되고 있다. 지난 20일 ‘부전천 복원 방향’을 주제로 개최된 본지 특집 좌담회에 부산지역의 각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숨쉬는 동천’ 회원 7인이 한자리에 모여 머리를 맞댔다. 이날 좌담회는 2시간여에 걸친 난상토론이 이어졌다. 이들은 부산시가 개발계획하고 있는 부전천 복원 방향의 현황에 대해 짚어보고, 그에 따른 영향 및 전망을 분석해 부전천을 진정한 생태하천으로 복원시키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안에 대해 의견을 제시했다.


- 이순규(사회) = 부전천의 현재 모습은 부산시민의 자화상임을 부정할 수 없을 것입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역할을 하지 못한 결과물이라 할 수 있죠. 가장 큰 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보시는지.

△ 이용희 = 부족한 관심과 인식에서 비롯된 문제가 지금의 부전천의 자화상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저 자신부터 그렇지만, 무엇보다 부전천에 대한 시민들의 부족한 관심이 지금의 문제를 낳았다는 것입니다. 지금이라도 모두가 책임을 갖고 하나하나 풀어가야 할 때입니다.

△ 안장혁 = 불가피한 면이 있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인간들의 핵심 지향점이 발전에만 치우쳐있었던 것이죠. 이는 결과론적으로 인간이 자연과 상호관계 및 생태계를 간과하고 다양한 건축적 시도에만 집중하면서 도출된 결과물입니다. 인간과 자연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에 있으므로 지금이라도 생태학적 사고를 갖고 성찰해야 합니다.

△ 한영숙 = 이 위원님 말씀에 동의합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것입니다. 거버넌스(governance) 구축은 하지만 행정적 필요에 의해서만 만들어지고, 절차상의 필요가 다해지면 자연스레 소멸됐습니다. 2013년 시민들과의 협의를 통해 동천재생프로젝트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다짐하며 출범한 ‘희망동천시민위원회’도 사라졌습니다. 한 단계씩 사라질 때마다 ‘왜 사라지냐’고 적극적인 의문을 제기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것에 대해 지금에서야 반성하게 됩니다.

△ 신효숙 = 부전천에 대한 주인의식 부족인 것 같습니다. ‘내가 주인이다’라는 의식을 갖지 못하고 관심을 갖지 않은 탓이죠. 제 역할이 부전천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인데, 역할에 충실하지 못한 데에 반성을 하게 됩니다.

△ 강동진 = 당시 리더의 미래에 대한 의식부재가 근본적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서면의 미래에 대한 생각이 부족했기 때문에 임기응변적, 단기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죠. 개인적으로는 리더의 주변에 있었던 각계각층의 구성원들이 올바르게 인도하지 못했던 ‘불행했던 시대’라고 생각됩니다. 더 근본적인 문제도 있습니다. 한국전쟁 이후 오로지 먹고살기 위한 개발에만 집중했다는 것입니다. 더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면, 일제가 우리 땅을 생태적사고를 배제한 산업적 시각으로만 바라봤던 것이 더 큰 문제였다고 봅니다.


- 이순규 = 후손을 위한 책무를 완수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봅니다. 부전천이 이들에게 행복한 추억이 되기 위한 방안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 안장혁 = ‘문화 기억’이 어우러져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즉, 스토리텔링을 발굴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것이 아닌 후대에게 물려준다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한 콘텐츠가 제로인 상태라면, 부산의 성장 동력인 컨테이너를 소재로 하면 어떨까요. 아트컨테이너를 이용해 ‘플로팅아일랜드(Floating Island, 수상 인공섬)’를 만들어 문화적 조형물로 사용해도 좋을 것입니다.

△ 한영숙 = 추억이 너무 없는 것이 아닌가, 사실 충격을 받았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는 분명 다른 경험을 줄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생태교육이 도입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테면 하천 바로 옆에 위치한 건물에서 나오는 물 관리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해 현장체험학습과 같은 방문 교육을 하는 것입니다. 이런 교육이 ‘우리는 이것밖에 하지 못했지만 너희는 앞으로 잘 활용해봐라’는 메시지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 배종일 = 형식에 구애받기보다 사람들이 가까이 할 수 있도록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의 경우에는 하천에서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면 더없이 좋겠죠. 물론 홍수가 났을 때의 대비책도 생각돼야 합니다.

△ 강동진 = 이야기가 가능한 공간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항상 담론이 일어나고 작품이 전시되면서 자연스레 교육 환경이 조성되는 그런 공간을 말합니다. 이를 통해 기록물을 남기는 것입니다. 기록물이라 하면 친환경적으로 복원된 하천을 소개하는 책이 되어도 좋습니다. 사실 동천을 알리고 싶어도 기록물이 없습니다. 이처럼 기록물을 남기는 것은 동천을 알리고 싶은 사람들이 지금 하고 있는 여러 가지 활동들이 의미를 갖고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 이순규 = 부산시는 유람선을 도입하는 것이 지하 지장물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만약 부산 최고의 도심 하천에 배를 포기한다면 콘텐츠가 크게 빈약해질 것으로 보이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어떠하신지.

△ 한영숙 = ‘신발’을 이용한 콘텐츠로 무엇이든 재미있는 이야기가 발생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이를테면 북항에서 동천까지 러닝을 유도하는 다양한 페스티벌도 좋은 것 같습니다. 이런 이벤트를 통해 부산이 신발 산업의 메카라는 것도 알리자는 것입니다.

△ 배종일 = 부산시가 부전천의 양쪽 차선을 그대로 유지하고 개발을 계획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배를 띄우는 것은 무리일 것이고 북항과 연개한 관광산업이 적절할 것이라고 봅니다.

△ 강동진 = 이벤트적으로 배를 띄울 수는 있겠지만, 상업화를 목적으로 서두르지는 않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중요한 것은 하천의 전체가 길쭉한 예술의 무대가 됐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시민들이 이 하천을 변화하는 예술의 공간으로 이해하고 주말마다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죠.


- 이순규 = 복원 공사가 노점상, 세입상인 등의 생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될 텐데요. 어떠한 대책이 강구돼야 한다고 보십니까.

△ 이용희 = 부산을 대표하는 큰 축제를 만드는 것은 어떨까요. 서면에서 매년 ‘메디컬스트리트 축체’가 개최되고 있는데, 이와 연계해 부산불꽃축제에 버금가는 대표적인 축제를 만들어 사람들의 발길을 끌어 모으는 것입니다. 우선적으로는 주최 세력을 확보해야겠죠.

△ 강동진 =기본적으로 시민들, 상인들에 대한 의견이 무시된 채 강행됐습니다. 하지만 함께 가는 것이 옳습니다. 뉴욕시는 돈을 10원도 쓰지 않고 맨하탄의 브라이언트 공원(Bryant Park)을 가장 활기찬 공원으로 만들었습니다. 1853년 뉴욕주의회는 시민들의 참여를 바탕으로 맨하탄의 중심을 공원으로 만드는 법안을 통과시키고, 사유지를 공공의 목적으로 도시를 숨쉬게 만들었습니다. 이처럼 시민들과 인근 상인들의 의견을 수렴한 후에 함께 가자고 설득을 해야 합니다. 또 부전천 일대가 전체적인 관리계획이 돼야 하지만, 부전천 복원이라고 해서 부전천만 관리되고 있는 꼴입니다.


- 이순규 = 현재도 주변 상인에 따르면 몇 해에 한 번은 부전천 하류부 주변이 침수가 된다고 합니다. 치수 안정성을 확보하는 방안에 대해 한 말씀씩 부탁합니다.

△ 이용희 = 사업 시행 이후에 침수 사고가 나선 안 됩니다. 온천천이 범람하는 경험을 했으므로, 이번 공사를 하면서 홍수에 안전한 하천을 만들어야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치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하천의 폭을 최대한 넓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 강동진 = 비를 대비한 ‘우수분담 시스템’을 만들면 관리가 될 것입니다. 독일의 경우엔 건물이나 주택의 마당 아래 자체 저류조를 비롯한 빗물 순환 활용 시스템을 구축해 우수 유출을 줄였습니다. 빗물 한 방울도 강으로 흘려보내지 않겠다는 개념입니다. 우리나라는 이와 반대되다 보니 계속해서 하천을 넓히자는 것에만 집착을 하는 것 같습니다.


- 이순규 = 마무리 말씀을 끝으로 ‘부전천 복원 방향’에 대한 좌담회를 마치겠습니다.

△ 이용희 = 부산에는 하천 중심의 센터가 없습니다. 동천에 그 센터가 생겼으면 합니다. 여기에는 생태학습관, 역사관 등이 부수적으로 들어와 장차 부산의 중심지가 됐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강물이 흐르면 사람의 마음이 흐른다고 합니다. 사람의 마음이 흐르면 문화관광 일자리도 넘쳐날 것입니다.

△ 안장혁 = 자연을 먼저 살릴 것인가, 문화 브랜드 가치를 살릴 것인가, 같이 갈 것인가를 잘 따져봐야 합니다. 하지만 생태 가치를 온전히 복원한 후에 부차적인 것이 다뤄져야 한다는 것은 간과해선 안 됩니다. 우리는 그동안 편의성을 대가로 자연에게 참으라고만 해왔습니다. 이제 우리 인간이 참아야 할 때입니다. 인간중심주의에서 생태중심주의로 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 한영숙 = 우리는 100년이 지나도 생태하천을 원합니다. 지금 당장 복원해야 한다고 그 누구도 말하지 않습니다. 후손에게 부끄럽지 않은 제대로 된 결과를 기대하는 바입니다.

△ 배종일 = 인도의 시인 타고르는 ‘어리석은 사람은 서두르고, 영리한 사람은 기다리지만, 현명한 사람은 정원으로 간다’고 했습니다. 즉 인간이 최고의 행복을 누리기 위해서는 정원으로 가야한다는 것이죠. 부전천 개발의 최종 목표는 이 정원과 같은 하천이 돼야 합니다. 그렇게 된다면 부산 최고의 재산이 될 것입니다. 또한 하천 살리기는 이제 관이 주도하기보다 민·관이 같이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시민단체가 활성화 돼 이들이 주체적으로 계획을 하고 의견을 제시해 관은 집행을 하는 것이죠.

△ 신효숙 = 숨쉬는 동천에서의 꿈이 흐르는 나무를 기대합니다.

△ 강동진 = 청계천은 지하에 갇혀 있었고 서울시민들은 그것을 오픈해준 것만으로도 감사했습니다. 하지만 우리 부산은 조금 다릅니다. 관광콘텐츠 등의 뭔가 특별한 것이 가미돼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하천 인근 골목길, 그 속의 작은 가게들을 살려내 파급력을 결합시켜야 합니다. 부전천만 바라보는 시각을 주변으로 넓혀야 하고, 이는 공무원 몇 사람만으론 부족하며, 추진단을 꾸려야 합니다.<끝>

김신은 기자 kse@leaders.kr
 

   
이순규 (사)환경영향평가협회 제도개선위원

 

   
이용희 환경개선연구소 소장

 

   
안장혁 동의대 교양학부 교수

 

   
한영숙 ㈜싸이트플래닝건축사사무소 대표이사

 

   
강동진 경성대 도시공학과 교수

 

   
신효숙 행복마을 활동가

 

   
배종일 숨쉬는 동천 답사단장

<참석자>
▲ 이순규 (사)환경영향평가협회 제도개선위원 (사회)
▲ 이용희 환경개선연구소 소장
▲ 안장혁 동의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 한영숙 (주)싸이트플래닝건축사사무소 대표이사
▲ 신효숙 행복마을 활동가
▲ 배종일 숨쉬는 동천 답사단장
▲ 강동진 경성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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