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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천마을 관리 사업, 친환경 생태도시 향한 첫걸음 될 것”

기사승인 2016.12.19  17:5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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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천에 새 생명을] -(22) 도시재생, 공간문화·수요자 중심돼야

   
▲ 동천의 수계현황.

부전천 복원사업 추진팀 내년 1월 구성
지천 주민 노력·행정 지원 등 선결돼야


2013년~2014년에 걸친 ‘동천재생 마스터플랜 수립용역’에서 ‘동천 시민참여단’을 운영하는 사업을 부산발전연구원과 함께 추진하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그 당시 온천천, 낙동강, 수영강, 학장천은 지역의 대표적인 하천지킴이와 단체가 있었지만, 동천유역에는 지천인 당감천, 호계천에만 지역단체가 활동하고 있었다. 부산진구, 동구, 남구가 공유되는 하천이 동천이기 때문에 자성대부두에서 시민공원까지 도심부를 중심으로 관통하는 동천 유역을 대상으로 전체를 이야기하는 동천지킴이가 없다는 인식이 있어 동천재생의 계획수립과정에서 ‘동천 시민참여단’ 운영이 시작되었다.

‘동천 시민참여단’은 지역사회 생태계를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동천유역에 필요한 일감들을 시민들과 발굴하고, 동천재생을 위해 실천하는 그룹을 발굴·지원하는 사업이었다. 동천 기본구상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만 20세 이상 부산시민 42명을 선발하여 생태환경팀·도시설계팀·유역공동체팀으로 구분해 운영하였다. 매주 토요일 전문가들로부터 동천과 관련된 내용을 교육받고 행정과 함께 토론하는 과정을 통해 동천 문제를 해결하는데 능동적인 주체가 되고 실질적인 문제해결안을 도출하는 과정을 이어나갔다. 그 뒤로 행정이 지원했던 ‘동천 시민참여단’은 시민들이 스스로 운영해 나가는 ‘숨쉬는 동천’으로 재결성되어 지금까지 ‘동천탐사 트레일개발’, ‘동천탐사 어린이프로그램운영’, ‘숨쉬는 동천학교 운영’, ‘동천 아카이브’ 등을 통해 동천에 대해서 함께 학습하고 실천하고 있다.

‘숨쉬는 동천’ 초기에는 매주 모여 도시재생, 부산의 공간과 역사, 하천복원사례 연구 등을 통해 동천이 어떤 개발이면 좋을까? 북항재개발이 완료되면 국제터미널 선착장에서 서면시장까지 ‘덕투어’(배와 자동차 겸용이 되는 미니버스를 이용해 육상과 해상을 오가는 관광버스)가 가능할까? 우리 아이들이 자랐을 때는 깨끗한 물이 흐르는 곳으로 바뀔 수 있을까? 한국 산업경제 발원지로서 의미가 있는 동천의 역사를 동천을 거닐며 느낄 수 있도록 할 수는 없을까? 그리고 동천의 기적이 대한민국의 눈부신 개발을 견인했던 것처럼 문현금융단지와 주변지역의 산업전환을 통해 미래의 대한민국을 먹여 살릴 수 있는 창의지구로 만들어 갈 수는 없을까? 등 ‘숨쉬는 동천’을 통해 다양한 고민을 공유하고 있는 것이 3년째가 되어간다.

그때나 지금이나 행정과 전문가들은 악취가 심한 동천의 수질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 계속되면서 동천과 유역과의 관계, 동천 주변지역의 변화를 종합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당장 급한 일이라고 여기지 못했던 것 같다. 그리고 지금은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동천재생의 첫 사업으로 ‘부전천 생태하천 복원사업’이 이슈다. 유지용수는 성지곡 수원지와 시민공원 내 전포천(KTX 금정터널 구간 지하수)으로 활용하고 이중구조의 친수공간을 조성하는 방식으로 큰 틀이 정해지고 있다. 그리고 시에서는 부전천 복원사업을 추진하는 ‘부전천복원팀’이 내년 1월부터 새롭게 구성된다고 하니 반가운 이야기다. 부전천 사업만으로도 해결해야 할 사안들이 많아 힘들겠지만, 동천재생의 종합적인 비전과 목표를 견지하면서 부전천 복원사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여겨진다.

   
▲ 싱가포르 육상과 해상을 오가는 관광버스인 ‘덕투어’.

한국전쟁 이후 1950년대~1980년대 공공기반시설을 중심으로 한 재건(reconstruction)의 시대, 1980년대~2000년대 재개발(redevelopement)과 대체지에 대한 외곽신규개발시대를 거쳐 2010년부터 사회, 경제, 물리, 환경적 측면으로 통합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재생이 도시정책에서의 주요 사항이 되었다. 쉽게 말하자면 재생(regeneration)은 ‘일단의 사업’이 아닌 ‘종합적인 관리’에 목표를 두고 있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따라서 ‘도시재생’이란 과거의 도시재건과 재개발시대에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토건중심·공급자중심의 패러다임과는 전혀 다른 프로세스가 요구된다. 특히, 도시민의 삶의 질과 사회통합을 고려한 ‘공간문화중심·수요자중심’의 과정이 필요하다. 그 과정을 통해 도시기능을 회복하고 지역의 문화적 가치를 재발견하고, 시민과 함께 도시관리를 해가는 구체적인 방법들을 만들어 나갈 필요가 있다.

   
▲ 싱가포르 덕투어(도심 육지에서 승차).

부산의 산복지대와 도심부 하천, 항구와 바다가 이어지는 결절부에 위치한 곳이 동천이다. 그러다보니 최근 10여 년간 추진되었던 북항재개발, 부산시민공원, 문현금융단지, 산복도로 르네상스 등 기존에 원도심에서 추진되었던 시의 정책사업들이 종합되는 곳이기도 하다.

동천재생을 통해서 ‘공간문화중심·수요자중심’의 공간관리기법과 시민중심의 사회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기회로 만들어 간다면 물리적 결과물의 완성도를 떠나서 지속가능한 부산을 이야기할 수 있는 바탕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동천지역의 특성상 ‘생태적 삶을 학습하고 실천하는 시민’, ‘걷고 싶은 도심’, ‘새로운 경제문화’ 등 가까운 미래에 필요한 가치들을 만들어 가는 매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고, 적어도 2030년을 목표로 해야 하는 장기적 프로젝트라고 여겨진다. 따라서 ‘부전천 복원사업’과는 별도로 동천재생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 일본 도쿄 세타가야구의 사라진 하천을 실개천으로 복원시킨 모습.

동천재생을 ‘숨쉬는 부산’을 만들어 가는 원도심의 핵심사업으로 바라보고, 시민들과 함께 참여하며 만들어가는 다양한 방법이 추진되어야 한다. “오랜 시간이 걸려도 생태적으로 건강한 부산만의 방식을 찾아보자” 숨쉬는 동천 회원들과 가장 많이 했던 이야기였다. 호계천, 가야천, 당감천, 부전천, 전포천 등의 지천들이 모여 동천(광무교~55보급창/북항)으로 흐를 수 있을 때 산수가 연결되는 생태도시가 가능하다고 소결을 냈다. 분류식 하수관거의 설치, 비점오염원의 관리, 대규모 저류시설 설치 등 산적한 해결과제가 많지만, 우선 지천과 지천마을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숨쉬는 동천에서는 지난 2015년 호계천 현황, 수질개선과 관련해서 주민들과 연구를 시행하기도 하였다.

   
▲ 세타가야구 마을리더

그 결과 지천과 지천마을 주변 주민들을 대상으로 생태적 생활방식에 대한 교육과 실천을 통해서 쇠퇴한 지역이 아니라 ‘친환경 주거지에서 생태적 삶을 행복하게 누리는 곳’으로 가꾸어 가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현재 지천마을의 지천은 콘크리트로 복개한 곳도 있지만 호계천과 당감천처럼 열려있는 곳도 많이 있기 때문에 이 공간들의 관리가 우선적으로 시도될 필요가 있다고 여겨진다. 지천에 오물이나 쓰레기가 들어가지 않도록 하는 일, 쓰레기가 있다면 꺼내는 일, 소하천 주변을 관리하는 일, 우수를 관리하는 방법 등 소하천의 재생은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소소한 생활방식이 바뀌는 일이다. 이런 일들을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 주도할 수 있도록 행정과 전문가의 지원방식, 현장에서 지원하는 활동가들의 역할, 주민들의 인식확대를 위한 노력 등이 선결되어야 하는 과제라고 생각한다. 일본 도쿄의 ‘세타가야구’의 주민리더가 했던 말이 생각난다. 30년간 마을만들기를 추진했고 초기에는 목조주택 재정비, 골목길 쌈지공원, 마을역사 찾기 등 다양한 활동 끝에 사라진 하천을 실개천으로 복원하는 사업을 추진할 수 있었다고 이야기한다. 저성장, 고령화로 인해 천천히 느리게 사는 삶을 받아들이고 우리도 장기목표를 가지고 지천마을부터 살려 나가는 전략이 필요한 때이다.
 

   
▲ 한영숙
   숨쉬는 동천 공동대표 / ㈜싸이트플래닝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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