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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승인 2020.03.22  20: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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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향은 고신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국제인구행동연구소(PAI)에서는 1인당 연간 재생 가능한 수자원의 총량을 기준으로 물 기근(water-scarcity), 물 부족(water-stressed), 물 풍요(relative sufficiency)로 국가별 현황을 분류해 발표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90년에 1인당 연간 재생성 가능한 수량이 1,452m3로 물 부족 국가로 보고되었다. 2025년에는 물 기근 국가로 전락될 것으로 전망되었으며 2050년에는 가용 수자원 대비 물 수요의 비율이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유엔환경계획(UNEP)의 보고에 의하면 세계 인구의 1/3이 극심한 물 부족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 지구 표면의 70%를 차지하는 것이 물이지만 대부분 바닷물이고 사람이 쓸 수 있는 물은 2.5% 정도로 주로 빙원과 빙하에 갇혀 있다.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물은 1%에 불과한데 그 1%의 물마저 사람뿐 아니라 다른 생명체와 함께 쓰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인구 증가와 산업화의 영향으로 오염이 심각해지고 있어 가용 자원으로서의 물의 양과 질은 날로 악화되고 있다.

유엔은 물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물 부족의 문제와 수질 오염의 실태를 널리 알리기 위해 1992년 “세계 물의 날(World Water Day)”을 선포하였다. 1992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개최된 환경 및 개발에 관한 유엔 회의 의제(Agenda 21)에서 처음 제안하여 1993년부터 3월 22일을 물의 날로 기념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90년 7월 1일을 물의 날로 제정한 바 있으나 유엔이 정한 국제적 기념일에 동참하고자 하는 뜻에서 1995년부터는 3월 22일로 변경해 기념해오고 있다.

근래 들어 오염된 물에 대한 불안으로 수돗물 사용을 꺼리고 정수한 물을 마시거나 생수를 사서 마시는 것이 보편화되고 있다. 그러나 깨끗한 물을 원하는 만큼 물을 아껴 쓰고 덜 오염시키려는 노력은 기울이지 않는다. 한국인 한 명이 하루에 쓰는 물은 300 리터가 넘는데 이는 아프리카의 한 가족이 20일 동안 사용하는 양이다. 우리나라를 산 좋고 물 좋은 “금수강산”이라 하고 물자를 헤프게 쓰는 경우를 가리켜 “물 쓰듯 한다”고 일컬어온 우리에게 물의 경고는 실감하기 어려운 현실인 듯하다.

최근 신종 바이러스의 출현으로 인해 위생에 더 신경을 쓰게 되면서 물의 소비는 한층 늘 것으로 보인다. 요즘 같은 때 물이 얼마나 요긴한지 절감하게 된다. 물의 효용과 더불어 인간의 삶에 교훈을 주는 물의 특성을 생각해본다. 물은 생명을 살리고 더러움을 씻어내며 주변으로 스며드는 힘이 있다. 담긴 곳에 자신을 맞추며 틀을 벗어나면 흘러가고 퍼져가며 액체와 기체를 넘나든다. 이와 같은 생명력, 정화력, 침투력, 적응력, 추진력, 확산력, 순환력은 우리 인생에도 깨달음을 주는 물이 지닌 덕성이다.

우리는 물 없이는 살 수 없다. 나의 생존에 필수적인 물은 이웃의 생존에도 필수적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다른 공간뿐 아니라 다른 시간에 대한 통시적 관점을 가지고 물이 미래세대에 물려줘야 할 자원임도 명심해야 한다. 한정된 공유재인 물을 소중히 여기고 오염과 파괴를 최소화하고자 하는 인식, 태도, 행동의 통합적 실천이 필요하다. 건강한 생태계와 공동체의 공생을 위해 고민하는 품격 있는 사회, 물을 아끼고 깨끗이 보전하며 그 물질적·정신적 가치와 의미를 오늘과 내일의 이웃과 나누는 삶으로 실현해보면 어떨까?
<저작권자 © 일간리더스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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